전국 얼음낚시 대회 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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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낚시는 못하지만 아빠를 따라 와서 얼음을 지치니 너무 신나요.게다가 고기잡는 것도 재미있구요.』 박흥진(朴興珍.44.서울노원구상계동.상계낚시회소속)씨의 막내딸 보경(8.상계국교1)양은 아빠 옆에서 얼음놀이를 하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대한(大寒)인 지난 21일 충남당진군 대호 해창수로에서는 전국낚시연합회(회장 최지영)주최로 제10회 회장배 전국얼음낚시대회가 열렸다. 대호방조제 건너편 난지도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조금은어깨를 웅크리게 했지만 2천12명의 조사(釣士)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대회장은 후끈 달아올랐다.낚시꾼들은 두께 15㎝정도의 얼음판에 구멍을 뚫고 낚싯대를 드리운 뒤 낚시에 여념 이 없었다. 「쩌엉~ 쩡」.
간간이 얼음 깨지는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썰매를 타며 휴일의 한나절을 즐겁게 보내는 아이들,채비를 펼쳐놓고 몰려오는 졸음을못이겨 의자에 앉아 잠을 자는 사람,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국수나 컵라면을 먹는 사람,동료와 함께 술잔을 기울 이며 낚시보다자신들의 입질(?)에 열중인 사람,강 복판에 홀로 앉아 뚫어지게 찌를 쳐다보는 강태공.이들 사이로 커피와 국수를 파는 이동마차 아줌마도 분주히 움직인다.너무나 한가로운 모습들이다.
『낚시에는 준비하는 즐거움,찌를 바라보는 즐거움,그리고 낚아채는 즐거움등 삼락(三樂)이 있어요.입질이 시원치 않아 오늘은마지막 즐거움을 못봤어요.』 조력(釣歷)이 40년이나 된다는 이일룡(李日龍.70.경기도성남시분당구구미동.고층낚시회 명예회장)씨는 『그러나 아직 동료와의 뒤풀이,집에 가서 자식들에게 낚시터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랑할 즐거움이 남아있다』며 부인 김정순(金正順.66 )씨와 채비 거둘 준비를 한다.
金씨는 『일요과부가 안되려고 20년간 남편을 따라다니다보니 이제는 남편 못지않은 전문가가 됐다』며 『지난해 11월 충주댐에서 낚은 38㎝의 붕어가 가장 컸었다』고 자랑한다.
대회장에는 낚시연합회 1백20개 가입단체중 70여개 낚시회가출조해 해창수로를 가득 메웠으나 지난해보다 조황은 좋지않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당진에서 4년째 낚시점(태공낚시.(0457)355-0098)을 운영하는 손인관(孫仁冠.37)씨도 『현재 대호에는 출포리쪽조황이 좋고 해창수로는 입질이 활발하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들의 기력을 겨룬 이날 대회에서 1등상은 33㎝의 붕어를낚은 이상우(李相佑.33.인천 효성낚시)씨가 수상했으며 이정식(李正植.37.공항 삼원낚시)씨와 김범수(金範洙.37.마포 무지개낚시)씨가 각각 31,30.3㎝를 낚아 2, 3등을 차지했다.
당진=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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