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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Life] 흡연, 폐보다 심장·뇌혈관에 치명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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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새해가 시작되면서 마음을 다잡고 금연을 시작했던 당신! 그러나 지금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시 니코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는 않는가. 우리나라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하기까지 담배를 끊어 본 회수는 평균 4.2회. 그만큼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다. 흡연 하면 떠오르는 질환이 폐암. 하지만 실제 흡연은 혈관을 더 심각하게 훼손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흡연 관련 사망자 가운데 뇌졸중이 원인이 된 사람은 10만5235명, 심근경색도 2만 8692명에 이른다. 이에 반해 폐암은 9만2769명으로 2위로 밀린다. 흡연은 동맥경화 발병률을 2∼4배 높이고, 동맥경화로 인한 사망률은 70% 이상 증가시켜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담배는 혈관에 치명적=흡연은 혈액을 쉽게 응고시키고, 심장을 자극해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일으킨다. 고려대 안암병원 심장내과 오동주 교수는 “흡연은 심장의 주요 혈관인 관상동맥과 뇌혈관을 막거나 부정맥의 원인이 된다”며 “특히 관상동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니코틴은 또 혈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내피세포를 공략한다. 혈관 벽이 찢어지면 혈액이 스며나와 응고되고, 이곳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담배를 피울 때 혈액에 쏟아져 들어가는 일산화탄소는 산소 운반책인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결합한다. 체내에 산소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심장은 혈액을 더 많이 내보내기 위해 과부하 상태가 된다.

간접 흡연도 악영향을 미치기는 마찬가지.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간접 흡연은 동맥경화 발병위험률을 50~60% 증가시키고, 혈관이 탄성을 잃은 고령자나 관상동맥 질환자에게는 돌연사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으로 혈관이 좁아져 혈액이 몸 구석구석 공급되지 않으면 말초동맥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끊기엔 너무 늦었다?=흡연 경력 20년이 지난 사람에게도 금연 효과가 있을까. 금연 효과는 담배를 끊는 순간부터 나타난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교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기 시작해 8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심장 과부하를 줄이고, 혈관이 탄력을 회복한다는 것.

혈관이 비흡연자처럼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15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담배 독성이 빠져나가면서 내피 세포가 회복돼 금연 뒤 1년 만에 심장병 사망 위험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 다리의 혈액 순환이 안 좋은 환자는 운동 능력이 향상되고 수명이 늘어난다.  

피부가 좋아지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회복되는 것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원활한 혈액 공급으로 만성적인 산소 결핍에서 해방되기 때문. 세포가 활성화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피부가 건강하게 돌아온다. 장기적으로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발생을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표 참조>

◇운동·전통식 병행하며 아스피린 복용을=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심장질환·뇌졸중 고위험군은 당장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특히 간접 흡연도 해로우니 담배 연기가 가득한 술집이나 공공장소는 피한다. 운동은 금연 의지를 북돋울 뿐 아니라 혈액 순환을 활발히 도와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가능성을 대폭 줄인다. 허리 둘레가 남성 90㎝, 여성 80㎝, 중성지방 150㎎/dL, 혈압 130/85㎜Hg, 공복 시 혈당 110㎎/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dL 이하이면 동맥경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사증후군에 속한 사람이므로 식생활에 유의한다.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은 물론 과음·과식을 피한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아스피린은 혈전 생성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는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을 가지고 있거나, 흡연·음주·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용을 권한다. 위염 등 위출혈이 의심되는 사람은 장에서 용해되는 특수 코팅된 바이엘 아스피린 프로텍트 같은 장용제가 도움이 된다.

시간 경과에 따른 금연의 이득

▶ 20분 :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손발 체온이 정상으로 증가

▶ 8시간 :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정상화. 혈중 산소 농도가 정상으로 증가

▶ 24시간 : 심장마비 위험 감소

▶ 48시간 : 신경 말단 기능이 회복되기 시작. 맛과 냄새 감각이 좋아짐

▶ 2주에서 3개월 : 혈액 순환이 좋아짐.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폐 기능이 30% 이상 증가

▶ 1∼9개월 : 기침·코막힘·피로·호흡곤란 등 감소. 폐의 섬모가 다시 자라 폐가 깨끗해지고, 혈액이 맑아짐

▶ 1년 :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

▶ 5년 : 폐암 사망률이 보통 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

▶ 5 ~ 15년 : 중풍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짐. 구강암·후두암·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

▶ 10년 : 폐암 사망률이 비흡연자와 같음. 전암세포(암으로 진행하는 세포)가 정상세포로 바뀜.

▶ 15년 : 심장병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짐(평소 하루 한 갑 이하 피운 사람은 사망률이 비흡연자와 같고, 한 갑 이상은 약간 높음).

자료 :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금연하려면 지금 전화를 : 국립암센터에선 금연 콜센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과 함께 정보를 제공하며, 회원 등록을 하면 상담사가 전화를 해 금연을 도와준다. 1544-9030, www.quitline.hp.go.kr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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