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에 맞추려 광우병 관련 없는 영상 사용하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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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방송에 대한 MBC ‘PD수첩’의 해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일각에선 광우병 문제를 제기한 공은 인정해야 한다며 두둔하는 여론도 맞서고 있다.

◇“방송 전체의 맥락이 문제”=네티즌 박정태(DAEHANG78)씨는 PD수첩 게시판에서 “시청자는 영상과 함께 번역돼 나오는 자막을 동시에 볼 수밖에 없다”며 방송 전체의 맥락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PD수첩이 ‘주저앉는 소’ 동영상을 보여 주고 사회자가 ‘광우병 걸린 소’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었다. PD수첩 측은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라고 지칭한 것은 사회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동물 학대 고발 영상이었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가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많은 네티즌은 “자신의 목적에 맞추기 위해 실제 광우병과 관련 없는 영상을 사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경민(BOOTJA)씨는 “달(광우병)인 줄 알고 봤는데 달이 아니니까 화가 나는 거고, ‘우린 달이라고 그런 적 없다’고 하면 달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은 뭐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최지현(GAMEOUT)씨는 “중2, 초등학교 6학년 자식들도 방송 피해자”라며 “라면·화장품으로도 광우병에 걸린다고 걱정하는 자식들이 피해자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했다.

◇“문제 제기한 부분 높이 사야”=광우병 위험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측면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티즌 김윤희(GREATONES)씨는 “방송을 보고 그 옳고 그름의 선택은 시청자의 몫”이라며 “방송을 보고 무조건 반대한 게 아니라 정부가 자존심 구긴 협상을 했기 때문에 더 울컥한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최현숙(8206CH)씨는 “황우석 사태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10년 후 닥칠 공포를 미리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너무 고맙다”는 의견을 올렸다.

강인식·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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