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서동현의 왼발 ‘17경기 수원 불패’ 지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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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준우<右>의 헤딩슛이 수원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수원 골키퍼 이운재<左>를 비롯한 양 팀 선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공의 궤적을 향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푸른 날개가 태평양에 빠질 뻔했다. 꺾일 뻔한 날개를 곧추세워 수원 삼성의 무패 행진을 이어준 선수는 ‘영건’ 서동현(23)이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 때문에 한 달을 쉬고 25일 재개된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컵 제주 경기에서 수원이 서동현의 동점골에 힘입어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시즌 개막 이후 16경기 무패(14승2무)를 이어온 수원은 무패 기록을 17경기로 늘렸다.

수원은 수비의 핵 마토와 송종국 등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제주는 전반 9분 값진 선취골을 따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변성환이 날카롭게 감아올렸고 수비수 강준우가 힘차게 솟구치며 헤딩슛,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귀포고를 졸업하고 2007년 입단한 강준우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제주는 전반만큼은 경기에 임하는 자신감과 패스의 질이 수원을 압도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후반 시작하면서 이관우를 빼고 서동현을 투입했다. 전반 체력 소모가 심했던 제주는 수원의 파상 공세에 수비벽이 크게 흔들렸다. 후반 26분 에두가 페널티지역으로 찔러준 볼을 잡은 서동현이 유연한 트래핑으로 수비를 젖혀낸 뒤 왼발 터닝슛, 동점골을 터뜨렸다. 서동현의 컵대회 4호이자 시즌 10호 골이었다. 올림픽 대표팀 강철 코치는 “(서)동현이가 완전히 물이 올랐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동현은 올림픽팀 최종엔트리 선발을 앞두고 확실하게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성남 일화는 홈 경기에서 ‘도깨비팀’ 대구 FC에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성남은 1-3으로 뒤진 후반 24분 최성국의 추격골을 시작으로 두두와 모따가 연속골을 넣어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울산 현대는 광주 경기에서 우성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홈팀 광주 상무에 2-1로 이겼다. 프로 통산 113골을 넣은 우성용은 K-리그 최다골(김도훈·114골)에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서귀포=정영재 기자, 성남=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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