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본점 도둑 맞았다-신정연휴때 9층자금부 침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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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신정 연휴기간중 한국은행 본점 신관 9층 자금부 금융기획과에 도둑이 들어 통화신용 정책자료가 담긴 컴퓨터 디스켓과 함께 현금.퍼스널컴퓨터등을 훔쳐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한국은행은 안기부와 함께 1급 보안지로 취급되는 중요한 국가기관으로 이번 사건은 중앙은행의 경비.방범태세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사례다.한국은행에 도둑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3일 직원이 출근해 컴퓨터를 켜보니 에러가 발생,뜯어본 결과 누군가가 컴퓨터를 분해해 값비싼 부품을 훔쳐갔으며 이와 함께 자료디스켓도 가져간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도둑은 또 책상 서랍과 서류함등을 샅샅이 뒤져 서랍에 들어있던 일부 직원들의 보너스와 함께 노트북 퍼스널컴퓨터도 훔쳐갔다. 한은측은 없어진 디스켓에 어떤 자료가 들어있었는지 밝히지 않으나 도둑이 현금만이 아닌 자료를 훔쳐간 점을 중시,내부소행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감사실에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지난 연말 발생한 신한은행 강도 사건으로 재경원이 각 금융기관에 연말 연시 경비 강화를 지시한 직후 발생한 것인데다 도둑이 침입한 곳이 한국은행에서도 가장 중요한 통화신용정책을 다루는 자금부라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경비체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비는 안전관리실 경비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총 경비인력은 정식 직원 40명과 범한용역소속 파견 직원 15명등모두 55명이다.한편 관할 남대문경찰서측은 『한은 도난 사건과관련,신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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