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피임약 정맥혈전病 유발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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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먹는 피임약 사용은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개발된 피임법중 가장 효과적이면서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에서는 피임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들의 경우 특별한 문제가없는 한 대부분 먹는 피임약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안전에 대한 믿음뒤에도 몇가지 유의해야 할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먹는 피임약의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랜싯 최근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축이 돼 아시아.아프리카.유럽.라틴 아메리카등의 17개국 19개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먹는 피임약 부작용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결과를 실었다.
이 연구팀은 먹는 피임약을 복용해온 20~44세 여성 1,143명과 이를 복용하지 않은 동일 연령층의 여성 2,998명을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먹는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들에게서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정맥혈전증 발생 위험률이 대조 군에 비해 3.2~4.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위험률은 과거 소규모 조사보고에 비해 오히려 훨씬 낮은 것이다.
특히 부작용은 피임약 사용 4개월 이내에 발생률이 가장 높았으나 복용을 중단하면 3개월 이내에 혈전증이 없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복용기간,복용했을 당시의 나이,흡연등도 부작용과는 무관했다. 다만 이전에 임신중 고혈압이 생겼던 여성이나 비만한 여성에게서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서울대의대 산부인과 최영민(崔榮敏)교수는『먹는 피임약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심혈관계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지만 이 정도의 통계결과는 크게 우려하지않아도 된다』며 『다른 피임법은 실패율이 높아 낙태의 위험성이있으므로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여성은 효과나 안전성면에서 아직은 먹는 피임약이 가장 권장할 만한 피임법』이라고 강조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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