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층 추락 5살배기 전경이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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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을 돌던 의경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하는 다섯살배기 어린이를 맨손으로 받아 소중한 생명을 건졌다.

전남경찰청 기동 84중대 김성훈(22)상경은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쯤 동료 의경 여섯명과 함께 광주시 남구 백운동 B아파트 단지 내부에서 순찰근무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어린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 아파트 12층에 사는 高모(5)군이 집 창문 난간에 매달려 지른 비명소리였다.

金상경은 경찰봉과 근무용 비옷을 땅바닥에 내던지고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40여m를 달려갔다. 金상경은 高군이 두어차례 발버둥치며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보자마자 곧 떨어질 것으로 직감하고 두발을 벌리고 서서 아이를 받을 준비를 했다. 때마침 외출에서 돌아온 高군의 어머니 김모(42)씨는 놀라서 아파트 계단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高군은 5분여를 버티다 어머니가 현관문을 여는 순간 창문 난간을 놓쳤다.

高군은 30여m 아래 화단을 향해 떨어졌다. 다행히 高군이 정원수 나뭇가지에 부딪치며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이때 金상경이 재빨리 高군을 두팔로 받아냈지만 곧장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高군은 팔이 부러진 것 외에는 멀쩡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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