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24일 코오롱의 고흡수성 수지(SAP) 사업을 900억원에 인수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중동·중국 등의 유화설비 증설로 세계적인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유화업계의 첫 자율적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코오롱의 경북 김천 공장 내 연간 7만t 규모의 SAP 생산설비, 특허와 기술 등의 지적재산권, 사업 인력을 모두 넘겨받게 된다. SAP는 자기 무게보다 수십~수백 배의 물을 흡수하는 수지로 기저귀나 포장재료 등에 사용된다. 코오롱은 SAP를 연간 7만t가량 생산해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 분야 세계 6위 업체다. LG화학은 SAP의 원료인 아크릴산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이번 인수로 프로필렌·아크릴산·SAP로 연결되는 유화사업을 수직 계열화할 수 있게 됐다”며 “남미 등의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2015년까지 아크릴산과 SAP 생산을 5배 이상 늘리고, 매출은 1조5000억원대로 키워 세계적인 유화업체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양사는 “세계 SAP 메이커들이 대규모 증설 및 수직 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개별적 사업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화제품 공급 확대와 중동 국가들의 설비 확충에 맞서기 위해선 국내 업계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코오롱 측은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LCD TV 등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PI) 필름 같은 고부가가치 신소재 사업과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