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붐타고 외국 축구팀 초청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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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2002년 월드컵축구 국내유치 붐에 편승,지상파 방송3사의 장외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2002년 월드컵 유치활동의 일환으로 경쟁적으로 국제적인 유명축구팀을 초청했던 이들 방송사가 올해는 마치 사운을 건듯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MBC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과 스웨덴 예테보리클럽을,KBS는 마라도나 공식재기전을,SBS는 가나대표팀과 브라질대표팀을 각각 초청해 경기를 벌였다.
올들어 먼저 기선을 제압한 곳은 KBS.KBS는 대웅제약과 함께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클럽 AC밀란과 유벤투스를 초청,오는5월24일과 27일 한국월드컵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갖도록 했다. 현재 이탈리아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AC밀란은 「말총머리」로베르토 바조와 95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조지 웨아.
파올로 말디니.데얀 사비체비치등이 총집결돼 있는 세계 최고의 클럽이다.
이에 뒤질세라 MBC는 AC밀란.유벤투스의 명성에 떨어지지 않는 독일 분데스리가나 브라질의 명문팀을 초청하겠다는 청사진을제시하고 나섰다.분데스리가 우승팀이나 위르겐 클린스만이 속한 바이에른 뮌헨,그리고 브라질에서는 로마리우의 플 라멩고팀이 그대상이다.날짜는 5월초로 KBS보다 앞서겠다는 계획이다.
MBC는 이를 위해 지난 8일 아예 전무를 단장으로 하는 「월드컵 유치지원 방송단」을 발족시켰다.이 방송단은 외국 유명축구팀의 초청경기를 추진하고 월드컵 지원 프로그램을 종합기획하게된다. SBS는 오는 5월초 초청을 목표로 유럽의 강호 「붉은군단」벨기에 국가대표팀과 교섭을 벌이고 있다.
KBS는 축구팀 초청행사 이외에 브라질.스페인등 이제까지 월드컵을 개최한 13개국의 축구계 유력인사들과의 인터뷰도 기획하고 있다.취재진을 유럽과 미주 2개팀으로 나눠 대륙을 자동차로횡단하며 인터뷰와 함께 세계 각국의 풍물을 담게 된다.KBS는이를 월드컵 유치 특집프로그램으로 편성,오는 3월부터 5월까지13회에 걸쳐 방송할 예정이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앞다퉈 유명팀들을 초청하는 것은 MBC가 지원방송단을 발족하며 밝혔듯 『월드컵유치 자체가 방송사로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큰 행사』이므로 월드컵 유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또 지난해 각 방송사가 주최한 초청경기들이 대부분 관중동원에성공을 거두는 등 사세 과시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 것도 경쟁을부추기는 요인으로 보인다.
축구관계자들은 『방송사들의 노력이 월드컵 유치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을 표하면서도 『그러나 방송사간의 긴밀한협조를 통해 지나치게 불필요한 외화 낭비는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장환.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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