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시장 특화한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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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의 경우 대형학원 수업보다 과외공부가 효과적입니다. 학원서 2~3년(연 3개월씩) 걸려 150~200점 오르는데, 이 정도는 한달 과외로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성적이죠.” 분당에서 SAT를 가르치는 김성환(가명·39)씨는 학생들의 취약점을 파악해 이를 집중 보완하는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SAT 시장이 점점 소규모화·특화하고 있다. 대형학원에서 소규모 학원이나 그룹·개인 과외 형태로 바뀌는 추세다.

실력에 맞는 강사 수소문
  얼마 전 큰 아들의 SAT 과외를 시작한 주부 김정연(가명·45·송파)씨는 “고교 2년 내내 학원을 다니고도 SAT성적이 오르지 않아 원하는 학교에 원서조차 내지 못하는 아이를 봤다”며 “아무리 유명한 학원이라도 많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수업하는 만큼 우리 아이에게 개별적으로 신경을 써줄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SAT 과외는 보통 강사의 지명도에 따라 학생들이 찾아가거나 학생의 실력에 맞는 강사를 수소문하기도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SAT는 강사의 실력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SAT는 학생의 사고와 논리적 성향에 따라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유형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학생의 취약점을 분석해 이를 집중적으로 짚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맞춤형 과외는 대형학원에서 한 달간(하루 5시간×주 5회×4주=100시간) 다루는 교재를 16~20시간에 끝내기도 한다. 다만 비용도 만만치 않다. 과외기간과 학생의 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에 이른다.

전문과외, 하루 10시간 이상 수업
  대치동·도곡동을 중심으로 소그룹 형태의 SAT 전문과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 하루 10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SAT를 수업한다. 그룹형 SAT는 하버드대 등 유명대 출신 유학생 및 교포, 원어민 강사를 중심으로 영어·수학·과학·역사·제2외국어를 집중 학습한다. 보통 미국의 학기가 끝나는 6월 중순부터 2개월간 SAT 과목을 중심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수업한다. 영어 한 과목에도 Verbal·Essay·Creative Writing·Grammar를 비롯해 iBT TOEFL까지 공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AP(미국대학 1년 과정시험)까지 대비하는 곳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AP 성적은 미국대학 입학 허가서를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일반적인 SAT 학원비가 한 달에 300만~600만원 인데 비해 소그룹형 전문과외 수업료는 1000만원을 웃돈다.

유학원과 전문과외팀 합작
  요즘 유학원과 전문과외 팀이 합작, 유학 전 영어뿐 아니라 SAT·SSAT 및 토플에 대비하는 ‘유학 준비 시스템’이 새롭게 뜨고 있다. 미리 유학 대상자를 모집해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준비하는 방식이다. 유학 관련 시험뿐 아니라 방학을 이용해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압구정동에 사는 정현숙(가명·46·여)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딸 아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싶지만 영어도 서투르고 SAT 등 준비할 게 많아 걱정”이라며 “미리 아이의 상태를 진단해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방법을 찾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유학 준비 시스템은 3개월·6개월 과정을 두고 이런 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어로 듣는 현지수업에 바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영어문법과 단어·읽기·듣기·말하기·쓰기 뿐 아니라 일반 한국어 과목을 다시 영어로 익히는 수업을 병행한다. 예를 들어 수학·과학·세계사 등을 영어로 가르쳐 유학 후 외국학교에서 수업할 때 이해도를 높인다. 유학 준비 시스템은 방학 중 해외견학 및 연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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