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서울을만들자>1.보행자는 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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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구 1,200만의 거대도시.21세기 태평양시대 통일한국의 심장부로 웅비할 서울.그러나 서울은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는 커녕600년전 외적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된 「성곽도시 한양」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연일 계속되 는 교통대란,보행자를 지치게 하는 통행체계,푸른 공원을 높은 담으로 둘러싸고 있는 답답한 공간구조,제대로 된 컨벤션센터 하나 없는게 수도 서울의 현실이다.서울은 이제 오랜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서울을 쾌적하고 능률적인 미래형 「열린 도시」로 탈바꿈시킬수 있는 가능성을 심층 취재를 통해 진단해 본다.
[편집자註] ① 보행자는 괴롭다 ② 컨벤션 센터가 없다 ③ 정보도시 건설을 ④ 헬機운항 왜 안되나 ⑤ 숲.공원이 모자란다▶반장:이하경(사회부) ▶전문기자:음성직(교통공학). 신혜경(도시공학) ▶기자:신동재.이훈범(사회부), 양선희(수도권부) 다리가 불편한 사람.노인.장애인등에게 서울 도심을 걷는 일은 생지옥이나 다름없다.남대문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는 1㎞남짓한 짧은 거리다.하지만 걸어 가려면 3개의 지하도를 거쳐야 한다.
〈그림참조〉 약 1.4㎞거리인 종각에서 남대문까지의 구간은 자칫 길을 혼동하면 4~5개의 지하도를 지나가야 한다.물론 모두 계단으로 돼있어 휠체어를 탄 사람은 아예 다닐 수 없고 노약자들도 걷기 힘든 「난코스」다.
일본 도쿄(東京)의 명동격인 긴자(銀座)거리는 지하도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어 노약자들도 힘들이지 않고 다닐 수 있다.
네거리에서는 모든 방면의 차량을 세워놓고 대각선 방향까지 동시에 건널수 있도록 횡단보도를 만들어 보행자를 배려 하고 있다.
4대문안의 경우 극심한 교통체증 탓에 건널목을 늘리는데는 난점이 없을 수 없다.유럽의 도시처럼 「사람은 편하게,차는 불편하게」라는 보행자 위주정책을 당장 펴기 힘들지 모른다.그러나 최소한 지하도라도 보다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 는 보행자 배려가 아쉽다.지하철역 몇곳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으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지하철4호선 서울역등 대부분 지하철역에스컬레이터는 오전.오후 2시간씩 출.퇴근시간에만 가동된다.
건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도저히 걸어갈 수 없는 구간도 수두룩하다. 한남대교.동작대교등 한강다리 대부분은 인도는 있지만 인도로 연결되는 진입로가 없어 교통위반을 하지 않고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멋모르고 걸어들어갔다가는 「차도보행금지 위반」으로 벌금 3만원을 물기 십상이다.
국분의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는 오전.오후 각각 2시간씩 출.
퇴근시간에만 가동된다.
건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도저히 걸어갈 수 없는 구간도 수두룩 하다.
한남대교.동작대교등 한강다리의 대부분은 인도는 있지만 인도로연결되는 진압로가 없어 교통위반을 하지 않곤 사람이 들어갈 수없다.멋 모르고 걸어들어갔다는 「차도보행 금지위반」으로 벌금 3만원을 물기십상이다.
국보1호 남대문,보물1호 동대문은 아예 차도에 둘러싸여 섬이됐다.외국 관광객들은 먼발치에서 한쪽 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아쉬워한다.앞뒤 좌우를 둘러보려면 지하도 계단을 수도 없이오르내려야 한다.
시민들의 휴식처인 한강고수부지공원에서도 사람보다 차량이 우선시된다. 사람들이 드나드는,강변도로 밑으로 난 출입구는 대부분미로와 같은 골목길안에 숨어 있다.그나마 4~6폭의 좁은 길을차와 사람이 함께 이용해야 한다.
『열린 도시란 시민들이 걷고 싶도록 만드는 도시다.』 도시공학자 김진애(金眞愛.여.서울포럼대표)박사는 『서울은 높은 담장과 단절된 길,끝없이 오르내려야 하는 계단으로 가득차 걷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는 전형적인 도시』라고 말한다.녹지대벤치등 걷다 쉴 수 있는 공간은커녕 강남 구신사동 도산공원처럼뺑 둘러 돌담이 쳐져 있어 입구찾기조차 힘든 곳도 있다.잔디가높은 담장안에서 사람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서울시가 관리하는 도시공원 1,362곳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신정연휴중인 지난2일 러시아서커스단 공연을 보러 장충체육관을찾았던 서정수(徐正秀.23.동작구사당동)씨는 주차하려고 장충단공원.동국대등을 빙빙 돌다 겨우 호텔신라에 차를 세우고 공연을보았다. 장충체육관의 경우 남산경관관리구역중 공원지역이라 주차장 증설이 불가능해 주차장이 없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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