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행적 촌지까지 司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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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에 사정(司正)강풍이 불고 있다.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이바람은 올들어 대기업 총수들 뿐아니라 중소기업.유명식당 주방장등에게까지 몰아닥치고 있다.
최대 자동차사 르노의 루이 슈웨처 르노회장은 80년대 중반 롤랑 파비우스 당시총리의 수석자문으로 일할 때 수백명의 정치인과 언론인등을 상대로 한 불법도청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받고있다. 또 로이 르 플로-프리장(52)국영철도공사(SNCF)사장도 공금유용.뇌물수수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
플로-프리장 사장은 엘프-아키엔 정유사 회장 때인 89~93년 당시 투자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기성복 회사 비더만에 회사공금 8억프랑(1,300억여원)을 투자했다는 것.
그는 이같은 특혜성 투자의 대가로 수차례 향응을 받고 250만프랑(약 4억원)상당의 뇌물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유럽최대의 건설사인 부이그의 마르탱 부이그 회장,알스톰의 피에르 쉬아르 전회장,유리제조회사 생-고뱅과 슈네이더 엔지니어링 등 굵직한 기업들의 고위간부들이 비슷한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랐다.
사정은 그동안 사회적 관행으로 받아들여진 촌지성 뇌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검찰은 파리 수도권 지역의 380여개 중소 건설사들이 건물관리 회사들에 촌지를 주고 수리하지 않아도 되는 건물의 수리계약을 따냈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 했다.
뿐만아니라 「투르 다르장」(은탑)과 「크리용」등 파리에서 최고로 꼽히는 식당 주방장들도 생선공급업자들로부터 매달 1,000~3,000프랑(약 16만~48만원)씩 촌지를 받은 혐의로 입건됐으며,다른 30여곳의 유명식당 주방장들도 내 사를 받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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