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弗 해군사업 수주한 美 EDS사, 대박 꿈꾸다 쪽박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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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거대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EDS가 잘못 수주한 프로젝트 하나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6일 보도했다.

문제의 프로젝트는 4000곳에 달하는 전세계의 미 해군.해병대 기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으로 모두 34만5000대의 컴퓨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대형 사업이다.

사업금액이 모두 88억달러에 달해 컴퓨터 외주용역 사상 가장 값비싼 프로젝트라고 AWSJ는 전했다.

EDS는 2000년 이 사업을 수주한 이후 이제까지 이미 16억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올해에도 4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데는 앞으로 6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AWSJ는 내다봤다.

이 프로젝트가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은 EDS의 예상과 달리 군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했던 데다 군대와의 협조도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다.

2000년 EDS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자마자 미국 의회가 성능 테스트를 이유로 18개월이나 사업을 중단시켰고, EDS는 200건의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비용 절약을 위해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하려는 민간기업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고객이었던 셈이다.

게다가 EDS는 월단위로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는 통상적 계약과 달리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컴퓨터를 직접 구매해 전세계 해군기지에 설치한 뒤 나중에 비용을 청구하기로 계약했다. 따라서 설치가 늦어질수록 EDS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들도 이 프로젝트로 인한 EDS의 손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EDS는 두차례 대선에 출마했던 로스 페로가 1962년 세운 시스템 통합 회사로 소프트웨어.네트워크.기술 자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왔다. EDS는 84년 GM에 넘어갔다가 12년 뒤 GM에서 분사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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