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그는 시범 뉴타운 사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1면

서울 은평.길음.왕십리 등 시범뉴타운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서울시가 '강북의 미니신도시'를 만들겠다며 사업에 착수한 지 2년여만에 하나둘씩 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길음뉴타운은 일부 구역이 완공돼 이달 말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고, 은평뉴타운은 최근 1지구 시공사를 정해 첫 삽을 떴다.

▶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서 최근 완공된 대림e-편한세상과 대우푸르지오 아파트단지.

사업 속도가 빨라지면서 뉴타운 지분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왕십리뉴타운의 10평 미만 지분은 평당 3000만원 이상을 부른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시범뉴타운이 다른 뉴타운의 부동산값을 견인하고 있다"며 "호가 위주로 값이 올라 불안하지만 매물이 달려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범뉴타운 진도 '쑥쑥'=뉴타운은 서울시가 공청회.전문가 자문을 거쳐 도시계획을 세운 뒤 자족 기능을 갖춘 미니신도시급으로 개발한다는 점에서 일반 재개발사업과 다르다. 규모가 가장 큰 은평뉴타운은 서울시가 사업지를 수용해 도시개발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파트 1만1900가구, 연립.단독주택 2100가구가 들어서지만 용적률이 130~150%로 낮아 전원형 뉴타운으로 거듭나게 된다.

은평뉴타운은 공영개발이어서 아파트 분양 계획을 사전에 공고한다. SH공사는 오는 7월까지 분양가를 정해 내년 1월 아파트를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철거민 특별공급분을 뺀 18~60평형 6000여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양가는 마포 상암지구처럼 민간아파트보다 20% 정도 싸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은 길음뉴타운이 가장 빠르다. 기존 재개발구역을 합쳐 10곳을 2010년까지 1만3730가구의 주거중심형 타운으로 개발하는데, 구역지정 신청을 한 길음7.8.9구역과 초기 단계인 길음역세권구역 말고는 대부분 구역이 공사에 들어갔다. 특히 대우푸르지오.대림e편한세상 등 63개동 4231가구는 20일 완공돼 이달 말부터 집들이를 시작한다.

청계천 인근의 왕십리뉴타운은 은평.길음에 비해 사업이 더딘데 2, 3구역이 구역 지정을 신청했고, 1구역은 조만간 신청 예정이다.

◆ 지분값 강세, 투자 유의점은=은평뉴타운의 경우 보상과 보상공고 공람이 끝난 1, 2지구는 수용 개발 방식이어서 원칙적으로 매매가 금지돼 있다. 지분 호가는 평당 1300만원 안팎이다.

3지구는 지구지정 공람 후 보상 공고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땅이나 집을 살 경우 분양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구역 이외의 지역에 집을 갖고 있지 않아야 하며 보상 이후 입주 때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은평뉴타운 인근 N공인 관계자는 "3지구의 경우 뉴타운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길음뉴타운은 대우.대림아파트의 입주가 다가오면서 지분값이 강세다. 길음7구역의 경우 24평형 아파트에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6평짜리 지분은 평당 2100만원이 넘고, 33평형 아파트를 배정받게 될 18평 지분은 평당 950만~1000만원으로 부른다.

부동산가이드 이미경 실장은 "급매물은 연초에 모두 팔렸고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물건만 남아 있다"며 "대우.대림아파트의 분양권값이 평당 1000만원을 넘자 주변 지분값도 덩달아 올랐다"고 말했다.

왕십리뉴타운은 사업 속도가 느린 데도 지분값이 초강세다. 구역 지정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여름 최고점을 찍은 뒤 약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조금씩 회복하더니, 최근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10평 미만의 지분은 지난해 말보다 평당 100만~500만원 오른 평당 3000만~4000만원 선이다.

성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