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선'에 20억弗 지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10년 이상 끌어온 양사의 법적 분쟁을 끝내고 화해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외신들은 정보기술(IT) 업계의 앙숙이었던 MS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특허권과 반독점 문제에 관한 양사의 법적 다툼을 모두 끝내기로 했다고 3일 보도했다.

MS는 그 대가로 선 측에 2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MS는 선 측이 반독점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7억달러, 특허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9억달러를 주기로 했다. 또 선의 기술을 사용하는 선불 로열티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MS와 선은 앞으로 양사의 제품이 잘 맞물려 작동할 수 있도록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선은 자사의 범용 소프트웨어인 자바를 윈도용에 한정해 라이선스를 받은 MS가 새로운 자바 버전을 만들자 1997년 계약 위반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또 98년 말 유럽위원회에 MS를 반독점 혐의로 제소했다. 지난달 유럽위원회는 MS에 반독점 혐의로 6억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고 경쟁기업과의 정보 공유를 명령하는 결정을 내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합의로 MS 주주들은 배당의 걸림돌 하나를 제거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MS는 지난해 말 현재 53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소송 위험 때문에 배당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또 선은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부문의 부진으로 11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왔으나 이번에 MS에서 들어오는 현금 덕분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 2일 모두 올랐다. 특히 구조조정안을 함께 발표한 선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선은 이날 전체 인력의 10%인 33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