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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구한 재상 일대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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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농업직 공무원이 지역 출신의 조선시대 재상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을 출간했다. 예천군청 농정과 박근노(43·사진)씨는 최근 ‘예천이 낳은 조성의 명재상 약포 정탁’을 펴냈다.

360쪽 분량의 이 책은 조선시대 우의정 등을 지낸 정탁(鄭琢·1526~1605)의 일대기를 담았다. 약포는 정탁의 호다.

정탁은 임진왜란이라는 초유의 국난을 맞아 칠십에 가까운 노구를 이끌고 선조와 세자인 광해군을 뒤따르며 역적으로 몰린 이순신을 구하기 위해 상소를 올리는 등 이순신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수륙병진협공책’ 등 여러가지 계책을 바치는 등 국난을 극복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 책은 한문으로 된 총 6책11권인 정탁의 ‘약포집’과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약포의 구국 활동이나 작품 세계와 관련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발췌, 정리한 것이다. 역사성이 있거나 친구 간에 정감을 나눈 시, 상소문, 서간문, 산문 작품 대부분을 번역해 놓았다. 부록엔 약포의 상세한 연보를 실었다.

박씨는 “예천은 예로부터 훌륭한 학자와 문인, 경세가를 배출했다”며 “이 책이 열악한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한 그는 1990년 농업직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지역 인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신세대에게 한문 교육을 해야겠다며 2002년부터 5년간 안동대 한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실력을 갖춘 그는 지난 3년간 이 책 저술에 몰두해 왔다.

그는 2001년도 경북도 서예대전에서 최우상을 받을 정도로 서예 솜씨가 뛰어나다. 이후 한국미술협회 예천군지부 서예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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