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연말 인기음식 肝요리 파업.경기부진으로 구매량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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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랑스인들에게 연말연시에 제격인 고급 음식을 꼽으라면 제일 먼저 거위나 오리의 간(肝)을 든다.
가격이 제법 비싼 탓에 성탄절등 특별한 날이 아니면 맛볼 수없는 요리라 연중 총판매량의 70%가 12월에 집중될 정도로 연말연시 최고의 선물로 친다.
크게 날 것과 통조림으로 구분돼 판매되는데 요리방법에 따라 다양하고 감칠나는 맛을 음미할 수 있어 연말축제를 이용해 일반인들도 큰 맘먹고 식당에서 시식하는 경우가 많다.전세계 거위및오리 간의 연간 총생산량이 1만2,000에 불과 한데 프랑스는8,200을 생산하는 최대 생산국이며 국내생산도 모자라 헝가리등에서 수입해와 연간 9,500을 소비하고 있다.
간요리는 이미 2,500년전 고대 이집트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오늘날의 간요리는 기원 시작후 유대인들이 돼지고기를 금하는 종교적 금기를 피해 지방축적용으로 먹었던 것으로 알려진다.프랑스에는 15세기말 전해져 지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리간을 생산하고 즐겨 먹는 민족임을 자랑하는데 조금도부끄럼 없이 간요리에 도취해있다.
간의 질은 간을 부풀리는 방법에 따라 차이를 둔다.즉 농가에서 방생(放生)해 키우는 것과 공장식으로 가둬두고 키우는 것이있지만 두가지 방법 모두 동물학대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도살 직전까지 오리는 3주동안 하루에 두번씩,거위는 한달동안 하루에세번씩 주둥이에 길이 20~40㎝짜리 깔때기를 집어넣고 음식물을 강제로 먹여 간을 부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간요리가 올해는 프랑스인들의 식탁위에 오르기 힘들어졌다.12월 특수(特需)기간 줄곧 공공부문 파업사태가 벌어져 공급에 크게 차질이 빚어진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쳐 구매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3만여 업자들도 매출액이 예년보다 3 0~40%는줄어들 것으로 보고 파업을 원망하며 울상짓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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