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판화전 세밑 화랑가 장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난 80년대 미술의 한 장르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판화미술은90년대 들어 대규모 판화기획전,국내외 작가들의 판화전,대학에판화학과 개설,판화공방의 활성화 등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
그러나 판화는 100~200장까지 찍어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장점을 살려 미술대중화에 기여한 반면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돼 예술작품으로서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이같은 상황에서 예술로서의 판화 를 모색하기위한 진지한 판화전이 잇따라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사갤러리((02)735-2655)와 종로갤러리((02)737-0326)에서 지난 20일 개막된 「내일의 판화전」이 그 하나.판화가 예술의 허기를 채워주는 상업적 수단으로만 인식되지않고 예술의 한 장르로서 존립하려면 예술성이 있 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순수판화작가들이 마련한 전시회다.참여작가는 회장 김용식(성신여대)교수를 비롯해 강애란(이화여대).곽남신(홍익대).윤동천(서울대).황용진(서울산업대)교수 등 순수판화작가 52명이며,외국에서 판화수업을 한 작가 들이 주축을 이룬다.오리지널 판화의 원칙에 입각한 작품,실험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작품을 보여준다.
또하나 미술전문지 「미술시대」가 『현대미술작가선집-판화작가편』 출판기념으로 갤러리 메이((02)543-1094)에서 열고있는 판화전은 미술평론가들이 선정한 순수판화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출품작가는 강승희.구자현.김란희.박 정호.이성자씨등 30~50대 24명으로 한국판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해온것으로 평가받는 전문작들로 30일까지 계속된다.
문예진흥원은 한지작가협회와 이화판화회의 초대전으로 「95한국미술단체초대전」을 개최하고 있다.이화여대 회화과 출신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여성 특유의 색채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전시중이다.보는 즐거움을 주거나 색채의 유희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라는 평이다.내년 1월7일까지.예술로서의 판화를 지향하는작가들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판화전들이 미술의 해를 마감하고 있다.
김용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