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저개발국 물건’ 제값에 사주기 아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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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선진국은 후진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싼 가격에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 가난한 나라의 근로자나 농민은 울상이다. 그래서 이를 바로잡자는 공정무역(fair trade) 움직임이 예전부터 활발해 왔다. 후진국 근로자의 노임이 적정하게 반영된 가격으로 상품이나 원료를 구입하자는 글로벌 시민운동이다. 이 운동은 후진국 생산자들의 노동 착취를 근절하고 그들의 빈곤 문제를 풀어주자는 취지로 1950년대 유럽에서 시작됐다.

영국의 옥스팜 같은 시민단체가 주도하던 운동은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 미국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동참하면서 사회적 기업운동으로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소비자와 기업의 공정무역 활동이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런데 대형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현대백화점이 16일 서울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공정무역 상품 매장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국제공정무역 상표인증기구(FLO)가 인증한 상품 27가지를 판매한다. 과테말라에서 온 커피(250g 1만4000원), 가나 원료의 초콜릿(80g 5000원), 사탕수수 재배지가 파라과이인 설탕(500g 7900원) 등이다. 이준권 현대백화점 과장은 “국내에서도 저개발국 노동자를 배려하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별도 판매 코너를 만들었다 ” 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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