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마지막 사랑""옥스"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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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돈이 없어 사이가 틀어지는 부부와 물질적 풍요 때문에 서로에게 권태를 느끼는 부부.정반대의 상황에 처한 부부를 통해 각기사랑의 의미를 탐색해본 두편의 비디오가 출시된다.14일 드림박스가 내놓은 『마지막 사랑』(원제 The She lteringSky)과 20일 출시 예정인 우일영상의 『옥스』(원제:TheOx).두 작품은 깊은 정서적 소통을 포기한 채 가족의 틀 속에서 습관적으로 함께 사는 많은 무미건조한 부부들에게 살아있는관계란 것이 어떤 것인가를 진한 감동으로 전한다.
『마지막 사랑』은 한 부유하고 지적인 부부의 여정을 통해 소통불능의 현대인이 겪는 소외의 감정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실감나게 그린 로드무비.47년 작곡가인 포트(존 말코비치)와 극작가 킷(데브라 윙거)부부는 목적지도 없이 북아프리 카를 여행한다.결혼 10년을 맞은 이들은 겉보기엔 다정하지만 자신에 몰두한 채 살아온 나머지 서로 상대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이들은 처음에는 각자 다른 파트너와 성관계를 갖는등 그동안 억압된 자신들의 욕망을 분출하는데 몰두한다 .그러나 포트가 말라리아에 걸려 죽으면서 속마음을 털어 놓자 관계는 급변한다.킷은 죽음의 순간에야 속마음을 주고 받는 자신들의 운명에 오열한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 달려온 정부를 두고 혼자 길을 떠난다.
광막한 사하라 사막에 점처럼 떠도는 이들의 모습은 사랑의 수액을 찾아 헤매는 이들의 황량한 내면 풍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마지막 황제』 이후 한물 갔다는 평을 받고 있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94년 최근작.
『옥스』는 잉그마르 베리만 감독밑에서 촬영감독을 한 스벤 닉비스트의 감독 데뷔작.19세기말 스웨덴의 한 농촌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어린 딸이 배고파 우는 모습을 본 헬가는몰래 주인의 소를 잡았다 감옥에 간다.헬가가 종 신형을 받자 아내 엘프리다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매춘을 하고 기대치 않았던 아들을 낳게 된다.주민들의 탄원으로 출감한 헬가가 집으로돌아왔을 때 아내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당신이 소를 훔쳤듯이 나는 몸을 팔 수밖에 없었다』 며 용서를 구한다.아내의 애원을 뒤로 하고 집을 떠났던 헬가가 집으로 돌아와 아내를 포옹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정복자 펠레』의 연기파 배우 막스 폰 슈도가 헬가역을 맡았으며,영화의 분위기.시대상황도 비슷하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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