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사정은 국민회의 죽이기"-非常令 내린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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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비상대기령을 내렸다.다음주초면 국회가 끝난다.이제 국회 본회의 동의가 필요없어 국회의원도 언제든 체포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한 것이다.
金총재는 15일 당무위원.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해『정기국회가 끝나면 사정(司正)정국으로 몰고가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사정의 목적이 자신과 국민회의를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했다.때문에『지금 우리당은 죽느냐 사느냐 기로 에 서있으며,이제는 이기는 일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선언했다.그러면서『나는 여러분의 선두에 서서 투쟁할 것이니 자신을 가지고 일치단결해 싸우자』고 독전(督戰)했다.
金총재가 사정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비자금.과거청산 정국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이제까지 자신이 얻은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金대통령은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사정으로 국민회의를 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金총재는 비자금 문제와 과거청산은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사심(私心)을 개입시키는 바람에 신한국당(가칭)이 오히려선거에서 더 불리해졌다』는 것이다.국민회의를 짓밟으려 하다 오히려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당도,내각도,청와대도 아닌 검증받지 않은 음모가들의 공작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대선자금과 특검제라는 반격으로 주도권이 다시 국민회의로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金총재는 지도부에 대책이 있다고 말했다.먼저 보라매집회로 배수진을 쳤다.자신이 위기에 처할 때 어떤 반발이 따를지를 시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비자금과 5.18정국에 고리를 걸었다.
먼저 비자금은 대선자금과 기탁금문제를 제기했다.사정을 한다지만 노태우(盧泰愚)씨로부터든 기업으로부터든 신한국당이 더 많이받았다는 것이다.『검찰에서 金대통령이 아니라 당에서 받았다고 발표하려 하지만 그런 종이쪽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가지는 특검제다.『金대통령이 받아도 국민회의가 관철시킨것이 되고,받지 않아도 모든 책임은 金대통령 몫』(文喜相기조실장)이다.더군다나 전두환(全斗煥).노태우씨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면서 구속부터 해 어떤 형태로 가도 민심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 뻔하다고 한 당직자는 전망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여야 대화밖에 없다고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그는『솔직히 우리는 공격이 목적이 아니라 방어가 목적』이라고 말했다.『현 시국을 고의로 시끄럽게 만들 생각은 없지만 정부.여당이 국민회의 말살과 김대중 매장작전 을 한다면 생존을 건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金총재는『金대통령에 인간적 증오심은 없고 30년 정치생활에서미운정 고운정도 들었다』면서『국민회의를 말살시키려는 사심을 버리면 이 문제에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대화와 사생결단이라는 두가지를 내밀며 여권의 선택을 요구 하고 있는 셈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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