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겹쳐 무기구형 예상 침통-盧씨 기소 연희동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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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뇌물혐의로 기소된 5일 연희동측은 침통한 분위기가 계속된 채 한영석(韓永錫).김유후(金有厚)두 변호인만이 향후 재판준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뾰족한 「대응수」도 없을 뿐더러 12.12,5.18까지 경합심리를 받게 되어있어 盧씨측은「최소 무기구형」을예상하며 풀죽은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오전 박영훈(朴永勳)비서실장과 장호경(張豪璟)전경호실차장,아들 재헌(載憲)씨가 盧씨를 면회했다.
朴실장은 『이미 어른이 구속된 상황에서 뇌물죄 기소는 예정되어 있었고 특별히 할 얘기도 없다』며 부인 김옥숙(金玉淑)씨도안방에만 칩거하고 있어 얼굴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盧씨의 변호인인 한영석 전민정수석은 검찰이 盧씨를 기소한 5일 기자와 만나 『재판과정에서 뇌물과 정치자금 사이의 법리공방을 벌이는 것 외에 다른 대응은 없다』고 밝혔다.
韓전수석은 또 『법정에서 뇌물부분을 다투는 것은 변호사로서의마지막 책무이나 언어의 유희에 불과할 뿐 대폭적 감량구형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체념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히 12.12,5.18사건과 관련,『盧전대통령은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처럼 군사반란등의 수괴는 아니지만 대통령을 지낸 무게 때문에 주요 협력자로 분류될 것』이라며 『비자금 건까지 겹쳐 무기.사형등 무거운 구형을 피하기 어려 울 듯하다』고 전망.
관심을 끌었던 대선자금과 비자금의 정치권 유입부분과 관련,그는 『전혀 아는 게 없다』며 『盧씨도 전날 면회에서는 물론 변호인에게도 일절 언급이 없다』고만 답변했다.지난 12.12,5.18검찰조사에서 5,6공의 공동대리인을 맡았던 韓전수석은 이부분의 재판과정에서 이양우(李亮雨).전상석(全尙錫)변호사등 5공측 변호인과 상의는 할 수 있으나 『나는 6공변호인』이라는 선을 긋는다는 입장.
盧씨측의 다른 측근은 특히 『이 시점에서 기소는 물론 구형과선고량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정치적인 사면조치에 큰 기대를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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