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또 뭘 내놓을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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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35면

스티브 잡스(53·사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무대에 선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세계개발자회의(WDC)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그는 1996년 애플에 복귀한 이후 WDC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비전을 잇따라 공개해 왔다. 아이팟과 새로운 매킨토시 데스크톱, 노트북, 운영체제(OS) 등이 그 자리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는 아이폰 완성품을 공개했다. 학습 효과 때문에 WDC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IT 전문가들은 “잡스가 이번엔 또 무엇을 내놓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잡스와 애플은 철저하게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미리 한마디 귀띔도 하지 않는다. 추측이 무성한 만큼 깜짝쇼의 맛이 더해진다는 사실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다. 오죽했으며 ‘기조연설 마케팅’이라는 말까지 탄생했을까.

올 예측 게임 1순위는 ‘아이폰 2.0’이다. 출시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세계 시장에서 600만 대가 팔린 기존 아이폰은 2세대 휴대전화다. 반면 새 버전은 동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3세대 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겉모습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전송 속도 등 중요한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IT 분석회사인 가트너의 분석가인 켄 듈러니는 “기존 아이폰의 전송 속도는 다른 휴대전화보다 느리다”며 “비즈니스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개선하고 다른 기능을 추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잡스는 자신의 디자인 중시 전략에 따라 아이폰의 자판 촉감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이폰 자판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로운 개념의 키보드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 예측대로라면 명실상부한 ‘주머니 속 컴퓨터’가 탄생한다. 화상·음성 통화뿐 아니라 기존 노트북 기능을 고스란히 아이폰 2.0에 넣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필수. 잡스는 아이폰에 깔아 쓸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도구(SDK)의 정품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베타 버전은 나와 있다.

애플의 SDK는 게임기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세계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이 개발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폰 환경에 맞는 게임을 앞다퉈 개발해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코필드 포브스 IT 칼럼니스트는 “아이폰과 게임기 닌텐도는 이질적인 장치”라며 “하지만 게임 매니어들이 애플 아이폰을 이용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기 시작하면 닌텐도의 아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이폰이 많이 팔려야 한다. 잡스는 새로운 판매전략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동통신회사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아이폰 가격을 깎아주는 전략이다. 아이폰 가격이 50~100달러 정도는 내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필드는 “보조금 판매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애플은 올 연말 판매 목표인 1000만 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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