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로 본 4·15 총선] 영남권 68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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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지역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 16대 총선 당시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총 64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이 63개를 싹쓸이했다.

2002년 대선 때도 영남은 이 지역 출신인 민주당 노무현 후보 대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선택했다. 최근까지 17대 총선에서 68개로 늘어난 지역구의 상당 부분을 한나라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래서 '전국 정당화'를 목표로 한 열린우리당에 영남은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국회의사당에서 생겨난 '탄핵풍(風)'은 상황을 바꿔 놓았다.

열린우리당은 이 바람을 타고 쉽게 추풍령을 넘어 영남에 입성했다. 실제로 3월 16~25일 영남 지역을 상대로 벌인 1차 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새로 선출된 이후인 26~29일 벌인 2차 조사에선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특히 대구.경북(TK)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이 눈에 띄었다.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이 열린우리당 후보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지만 효과는 TK 지역에 비해 미약하다.

◇'박근혜 효과', TK에서 확실=대구 12개 선거구 중 세 곳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북갑의 이명규 후보는 1차 조사 때, 수성갑의 이한구 의원과 달서을의 이해봉 의원은 2차 조사에서 우세후보에 올랐다.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한 지역은 모두 9개. 대부분 지역에서 1차 조사 때보다 2차 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열린우리당 후보 간 접전이 더욱 치열해졌다.

경북은 전체 15개 지역 중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인 지역은 경주(정종복)와 김천(임인배) 두 곳이었다. 12개 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1개 지역에서 한나라당과 무소속이 경합했고, 대체로 2차 조사에서의 경쟁이 더 치열했다.

그러나 대구 수성을(주호영).달서갑(박종근)지역과 경북 안동(권오을).구미갑(김성조).포항북(이병석).상주(이상배)지역은 2차 조사에서 배제하는 바람에 한나라당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이들 지역에선 1차 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경합이었지만 격차가 뚜렷해 2차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PK, 아직은 탄핵풍이 더 세=부산 18개 지역구 중 열린우리당은 서(최낙정).영도(김정길).남갑(김용철).사하을(조경태).연제(노혜경).수영(허진호) 등 6개 지역에서 강세였다. 한나라당 우세 지역은 중-동(정의화)이 유일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는 11개 지역에선 1차 조사에 비해 2차 조사가 더 혼전이었다.

울산은 6개 지역구 중 열린우리당(남을.도광록)과 국민통합21(동.정몽준)이 각각 1개 지역에서 우세였다. 3개 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경합했는데 2차 조사는 더욱 접전이었다.

경남 17개 지역구 중 열린우리당은 창원갑(공민배).통영-고성(정해주) 등 5개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압도했다. 盧대통령 출생지인 김해의 경우 갑(김맹곤).을(최철국) 지역 모두 지지율에서 5배 이상 앞섰다.

민노당의 권영길 대표는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을 딱 두배 앞질렀다. 경합지역으로 분류된 밀양-창녕(김용갑).함양-거창-산청(이강두)과 의령-함안-합천(김영덕)지역은 2차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우세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권철현-정윤재, 박빙=관심을 끌고 있는 부산 사상에선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과 열린우리당 정윤재 후보, 북-강서갑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철 후보는 박빙의 대결이었다. 이들은 두번의 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대구 동갑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와 한나라당 주성영 후보도 피 말리는 싸움을 펼쳤다.

경남 남해-하동에서도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의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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