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새 자연번식 잇단 경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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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종 새들이 잇따라 번식에 성공했다.

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흰꼬리수리 1쌍이 낳은 2개의 알에서 4월 말 1마리가 부화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흰꼬리수리는 천연기념물(243호)이자 멸종위기 동식물 1급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새다. 흰꼬리수리의 자연 번식은 1984년 서울대공원이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에 천연기념물(202호)이자 멸종위기 조류인 두루미(사진) 3쌍도 6개의 알을 낳았으며 이 중 3마리가 부화에 성공했다. 천연기념물(199호)로 국내 야생지역에선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황새 1쌍도 2마리의 새끼를 얻었다.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멸종위기종인 홍부리황새 5쌍에게서도 15마리가 부화했다.

차준호 조류팀장은 “4월 초 전북 김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희귀종 새들을 보호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지 않는 특별 번식장에서 부드러운 흙과 깨끗한 물을 공급해 최적의 번식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현재 천연기념물(201호)인 큰고니도 3개의 알을 품고 있어 조만간 부화에 성공할 것으로 대공원 측은 기대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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