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년연장” 일본 “재고용”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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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고령 근로자를 고용하는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7% 이상)에 진입한 한국의 기업은 정년 연장,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인 일본은 퇴직 뒤 재고용하는 기업이 많았다.

‘한·일 고령자 고용 조사’ 결과다. 조사는 중앙일보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양국의 주요 기업 211개(한국 86개, 일본 125개) 를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국 기업 중 2005년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정년을 한 번이라도 연장한 회사는 16.3%(14개)였다. 일본은 2.4%(3개)에 불과했다. 정년을 연장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정년 연장을 계획 중인 기업은 한국(22.2%)이 일본(9.2%)보다 많았다. 일본기업의 95.2%(119개)는 은퇴자를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고령자를 채용하고 있었다.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한국 기업은 조사 대상의 31.4%(27개)였다.

이정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1998년 고용안정법을 개정하면서 정년을 60세로 연장토록 했다”며 “50대 중반이 정년인 한국 기업보다 정년 연장률이 낮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청년실업률이 높은데도 적극적으로 취업하려는 사람이 적어 기업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한국은 일하려는 대졸 출신의 고급 인력이 많아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무게를 둔다”고 분석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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