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위치한 핀란드 국립교육위원회를 찾아간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크리스티나 볼마리(52·사진) 선임 고문에게 그 비결을 묻자 주저 없이 “양질의 교사들”이라고 답했다. 핀란드는 한국과 달리 교사 선발 시험이 별도로 없다.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교사 수를 예측해 교사 양성 대학에 입학 정원을 배정하고, 학업을 마치면 교사로 채용한다. 볼마리 고문은 “핀란드에선 교사가 최고의 선호 직종이어서 해마다 교사 양성 대학엔 성적 우수자가 대거 몰린다”고 말했다. 그는 “필기시험 이외에 그룹 면접과 개별 면접을 실시해 학업 성적 자체보다 교직에 대한 소명의식과 적성을 더욱 철저히 살핀다”고 덧붙였다. 또 초·중·고 교사 6만6000여 명 모두가 교육학 또는 전공 과목의 석사학위 보유자라는 것이다.
핀란드 정부는 우수 인재 채용 못지않게 교육 및 훈련에도 힘을 기울인다. 해마다 30% 이상의 교사에게 열흘 이상 재교육을 실시한다. 올해는 교사 재교육에 1030만 유로(약 16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볼마리 고문은 “무엇보다 교사들 스스로 실력 함양을 위해 교육 기회를 환영한다. 재교육을 징벌이 아닌 보너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핀란드에선 ‘누구에게나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한다’는 기본 이념에 따라 거의 모든 학교가 공립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석사·박사과정 포함)까지 수업료가 없다. 그는 “교사 평가도 실시하지 않고, 성적에 따라 학교 순위를 매기지도 않지만 자율 경쟁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 순서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헬싱키 내 인기 공립고는 중학교 졸업성적이 9.8점(10점 만점) 이상은 돼야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최대 3개 고교까지 지망할 수 있다. 그래서 학교와 교사들이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핀란드 교육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자율성을 꼽았다. 교육부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제시할 뿐이고, 구체적인 교과 과정이나 교과서 채택 등은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알아서 정한다는 것이다. 볼마리 고문은 “학교의 자율성이 많이 보장될수록 PISA 성적이 높게 나온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 결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헬싱키=신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