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교육인프라현장시찰>上.정보망 구축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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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앙일보사가 삼성그룹 후원으로 실시하는 선진국 사회간접자본(인프라)시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교육전문가 시찰단이 최근 미국과 캐나다.영국.프랑스의 교육 인프라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교육부.교육개혁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 실무자와 대학교수.일선 학교 관계자 등 25명의 시찰단은 2개 팀으로 나뉘어 각국의 교육 정보화 현황및 교육과정 운용실태를 현장 확인했다.시찰단이 보고온 선진국의 교육 인프라 현장과 우리 교육의 과제를 2회에 걸쳐 특집으로 싣는다.
[편집 자註] 『아들이 진학할 좋은 학교를 소개받을 곳이 없을까.』『수학 진도를 못따라가겠는데 좋은 시청각 교재를 손쉽게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새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어디서더 배우긴 해야겠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입시 공부를 새로 시작할수도 없고….』 유아교육으로부터 사회교육에 이르기까지 교육관련수요는 저마다여서 그 해결방법도 제각각일 수 있다.
교육 선진국들은 교육에 관한 저마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해결책을 교육정보망에서 찾는다.이미 인터네트를 십분 활용한 교육정보망은 국가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잡아 『교육에 대한 고민은교육정보화로 해결하라』고 자신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 컴퓨터 통신망의 연합체인 인터네트에서도 꽤 큰 프로그램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의 교육데이터베이스 에릭(ERIC.Educational Resources Information Center)시스템.
진학과 취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에게 학군내 학교의 특징과 교육내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정책관계자들에게는 중장기적 예산 수요에 관한 정보와 의회의 교육예산 논의과정까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학자들에게는 시시콜콜한 학술통계자료를 제공하며 별도의 학교 정보망(Star School)과 교육부 정보망(USDOE),입학정보위주 대학정보통신망(The Internet CollegeExchange).유학생 정보망(College Net)이나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는 가상(Virtual)대학.도서관 정보망등과도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모든 정보 제공의 원칙은 정보망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가공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이를 위해 에릭 시스템에만 연간 9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미국연방교육성 블레인 데시국장의 설명이다.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있는 학생수 920명 규모의 공립 중학교 컨빙튼 주니어 하이스쿨은 컴퓨터 실습실에 있던 컴퓨터를 교실로 옮겼다.
과학담당 아처교사는 『이미 교육정보망 이용은 컴퓨터시간이나 과학시간에만 활용되는 특수한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실제로 미레야 살라스(14)는 과학시간에 학교 주변 폭포의 오염도를 분석한 뒤 컴퓨터 앞에 달라붙어 인터네트 전자 메일을통해 서울의 아현중학교등 자매학교 친구들이 보내준 전세계 수질오염도를 비교한다.교사.학생들은 교육정보망에 접속해 시간.공간적 제약없이 질문을 주고받거나 각종 박물관.도서관 정보망을 통해 문자와 동화상.소리가 동시에 제공되는,마치 전자오락 게임 같은 멀티미디어 교육프로그램을 언제라도 접할 수 있다.
『교육정보화 환경 변화는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데 교사들은 「시간이 없어 컴퓨터를 배울 수 없다」고만 말해왔다.하드웨어의변화에 대한 적응은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신장비를 사들이면서 XT컴퓨터로는 DOS나 워드프로세싱을 가르치고 A T컴퓨터로는 인터네트를 가르치는 식으로 적용하면 가능하다.하지만 교육정보화의 소프트웨어인 교육내용(Contents)개발과 교사연수는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기에 모든 교사들에게 컴퓨터 연수를 강제화하고 있다.』 워싱턴DC 컬럼비아 학군내 컴퓨터 연수센터 자콥 콜린스의 확신에 찬 목소리는 걸음마 중인 우리나라 교육 정보화의 방향을 알려준다.
워싱턴=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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