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강의만 듣지 말고 철저히 복습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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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의 자존심을 걸고 강의에 나설 것입니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될 EBS 수능방송의 강사 중 유일하게 지방 출신인 전한길(34.대구 유신학원 이사장.사진)씨.

지난 22일 발표된 EBS 수능강사는 총 29명으로 22명이 서울 강남 출신, 6명이 서울의 다른 지역 학원강사와 교사 출신이다.

학원에서 국사.한국지리 등 사회탐구 과목을 가르치는 전씨는 "생활과 밀접한 예를 들며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강의한 덕분에 수능 강사에 뽑힌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7년 경북대 대학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학원 강의를 시작했다.

"교재.문제 등 강의 내용을 철저히 연구.분석한 뒤 과대포장하지 않고 알기 쉽게 강의하고 희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좋은 말을 많이 해 주니 수강생들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그는 실력을 인정 받아 강의 시작 1년 만에 대구 모 학원에서 규모가 큰 지금의 유신학원으로 스카우트됐다. 2002년 5월부터는 J&J교육미디어 의뢰로 인터넷에 동영상 강의를 공개한 결과 지난해 수강생이 7만명으로 늘어나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또 지난해 그는 '입시타임즈'가 뽑은 '전국 베스트 5 강사'에 오르고, 2002년부터 예상문제집 등 많은 저서를 잇달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렸다. 경북대 사학과에서 한국사 석사과정을 다시 밟고 있는 그는 지난 연말 유신학원을 인수하는 사업 수완도 발휘했다.

수능방송 공부방법에 대해 그는 "무작정 강의만 들어서는 안 되고 철저히 복습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교 수업에서 상세히 학습한 뒤 방송을 통해 핵심내용을 복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요즘 매주 월요일 서울 EBS스튜디오에서 3시간씩 2시간 분량의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방송 녹화가 학생과 웃고 대화하는 현장감이 없어 별로 신 나지 않고 표준말을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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