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리터는 ‘L’로만 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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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식료품점에 가면 ‘생수 1.8ℓ, 사과식초 1ℓ, 간장 3.6ℓ’ 등 부피를 표시하는 단위인 ‘리터’를 ‘ℓ’로 표기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ℓ’를 리터의 단위 기호로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ℓ’는 정확한 법정 계량단위의 기호가 아니다.

국가의 표준을 정하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리터의 표기를 ‘l, L’ 두 가지로만 정했다. 이는 법정 계량단위 기호는 국제적으로 공통이고 같은 방법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ℓ’는 한국이나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이젠 더 이상 국제 단위계(SI)에서 표준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정한 ‘l, L’의 표기에도 문제가 있다. 소문자 ‘l’이 컴퓨터 자판에서 아라비아 숫자 ‘1’과 혼동돼 불편하다는 것이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두드러진다고 한다. 그래서 1979년 이후 국제적으로도 ‘L’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 교과서와 참고서들도 ‘l, ml’를 사용하지 않고 ‘L, mL’만 쓰고 있다. 리터 기호의 표기를 ‘L’로만 통일해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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