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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지" 오늘 막내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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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안방극장에 최루탄을 쏟아붓던 KBS-2TV 주말드라마『젊은이의 양지』가 오늘(12일)7개월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초반부진을 면치못하다 중반이후 시청률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이 드라마는 지난주 52.2%의 최고치를 기록,유종의 미를 거뒀다.이같은 시청률은 최고 60%대를 상회한 『모래시계』『사랑이 뭐길래』 등에 버금가는 수준.
무엇이 이런 인기를 몰고 왔을까.우선 이 드라마는 복고풍 멜로드라마의 승리라는 점이 주목된다.멜로드라마가 시대를 초월한 인기장르란 불문율을 『젊은이의 양지』는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이다.「80년대식 멜로드라마」란 평가가 이를 뒷받 침한다.이런호평은 지난 몇년간 TV드라마의 대종을 이루던 신세대 취향의 표피적 트렌디물의 퇴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드라마도 인생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흐르는 물처럼 덧없다는 것이다.
이 작품이 세대를 넘어 폭넓은 인기를 끈 데에는 연기자들의 튀지않는 앙상블 연기도 한몫했다.하희라와 이종원을 비롯해 허준호.박상민.전도연.박상아.홍경인 등 젊은 연기자들의 풋풋한 연기와 남능미.박근형.김민자 등 중견연기자들의 안정 된 연기가 조화를 이뤄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한 칙칙하고 촌스런 소재의 드라마가 영상세대인 신세대들의 외면을 받지 않은 것은 촬영의 힘이 컸다.스튜디오 촬영을 탈피,과감한 현장촬영으로 사실감을 높였고 능란한 카메라놀림과 빠른장면전환으로 멜로드라마의 단점인 지루함을 극복한 것이 고른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그러나 극 전개상 우연성이 짙고 지나친 신파조라는 것,또 소매치기를 주요인물로 등장시키거나 불필요한 폭력장면으로 수차례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은 것 등은 지적받을 부분이다.
최종회를 앞둔 시청자들의 관심은 역시 인범과 차희의 운명이다.시청자들의 바람이 무엇이든 둘의 재결합은 이뤄지지 않는다.차희와 석란을 놓쳐버린 인범이 낙향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윤배는 모든 것을 잊고 6차방어전 연습에 몰두하고 석란은 유학을 떠난다.사랑을 꽃피우던 종희와 석주는 영화 『젊은이의 양지』촬영에 돌입,여운을 남긴다.
작가 조소혜는 인물의 인위적인 결합을 시도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선에서 「열린형식」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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