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 이스라엘 총리 피살-중동평화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의 피살로 지난 40년간 이스라엘-아랍간 피의 대결을 해결하려는 중동평화노력이 일단은 주춤하게됐다. 라빈총리는 93년과 94년 각각 대팔레스타인 및 대요르단평화협정조인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까지는 시리아와도 관계개선을 시도했다.이스라엘내 극우파들은 이에 대해 거세게 반발해왔다.그의 죽음으로 이스라엘 내부 극렬 시오니스트들에 의해 중동평화에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정부는 라빈총리 피살직후 중동평화노력의 지속을 강조하고 6일의 라빈총리 장례식에 대규모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즉각 라빈총리의 중동평화노력에 대한 지지를재확인한데 이어 미국관공서에 조기게양을 명령하고 지미 카터.제럴드 포드등 전대통령은 물론 백악관 핵심참모들과 주요 각료들,그리고 상.하원지도자등 주요인사 100명을 동반 해 라빈총리 장례식에 참석했다.
클린턴대통령의 이같은 신속한 결정은 라빈의 중동평화에 대한 기여를 확인하고 미국의 중동평화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강조하기위한 것이다.
이는 또 미국의 이스라엘 안보와 중동평화에 대한 관심을 아랍국가들에 과시함으로써 역사적 중동평화기류가 장애에 부닥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미국정부의 안보관련 각료 및 주요참모들이 이번 조문사절단에 거의 대부분 포함된 것은 라빈 이후의 이스라엘이 중동평화정착에 대해 앞으로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숨은 의도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보성향인 노동당의 라빈총리는 92년 집권한 이후 베긴-사다트 캠프데이비드협정보다 어느면에서는 더 중요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개선을 달성했다.미국의 우려는 이처럼 역사적 변화가다른 요소로 인해 완전히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다.
내년도 재선을 앞두고 국내 인기도에 예민한 신경을 쓰고 있는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중동평화노력의 무산은 보스니아사태 해결 실패보다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 이어 이스라엘-요르단간의 평화협정에 성공한 뒤 이스라엘-시리아의 평화협정을 막후 조정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해 궁극적으론 이스라엘-전아랍간의 관계개선으로 확대,진정한 중동평화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