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을 피해 조국을 등지는 부자들 때문에 프랑스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 따르면 2006년 납세를 피해 해외로 이주한 부자는 84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 이들이 프랑스를 떠나며 해외로 가져간 자산은 28억 유로(약 4조56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4세 다.
부자들이 조국을 등지게 한 세금은 ‘자산에 대한 연대세(ISF)’라 불리는 부유세. 이는 77만 유로(약 12억5500만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된다. 프랑스의 ‘국민가수’로 통하는 록 가수 조니 알리데는 2006년 말 스위스로 거처를 옮기면서 “연소득의 70%를 부유세로 냈다”며 투덜거렸다. 배우 알랭 들롱,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 등도 부유세를 피해 해외로 이주했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1997년 이후 2006년까지 10년 동안 4658명이 부유세를 피해 프랑스를 떠났으며, 이로 인해 186억 유로(약 30조원)의 과세 대상 자산이 증발됐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파리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세금에 부담을 느낀 부자들의 ‘탈프랑스’가 늘어날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