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6월, ‘은평뉴타운’ 집들이 하는 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서울 은평뉴타운이 다음달 1일부터 입주한다. 도심에서 가까운 신도시이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강북의 인기 주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지구 내 6단지 전경.

1지구 4514가구 첫 입주 …집중 분석

서울 ‘도심 신도시’인 은평뉴타운이 다음달 1일부터 집들이를 한다. 2002년 10월 시범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5년8개월 만이다.

은평구 진관동 일대 349만2421㎡의 은평뉴타운은 구역별로 사업이 진행되는 다른 뉴타운과 달리 택지지구처럼 수용을 통해 한꺼번에 새 주거지로 조성된다. 2011년까지 3개 지구(1만6172가구)로 나눠 순차적으로 개발되는데 1지구 14개 단지 4514가구가 이번에 입주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은평뉴타운은 강북 최대 규모의 뉴타운인 데다 입지 여건이 뛰어나 인기 주거지로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녹지 공간 넉넉한 전원 단지=은평뉴타운의 개발 컨셉트는 ‘리조트형 생태도시’다. 뉴타운 내 녹지율이 30.4%(진관근린공원 포함 땐 42.4%)에 달한다. 대신 인구밀도는 ha당 129명으로 목동(229명), 분당(199명) 등지보다 훨씬 낮다. 뉴타운 안에는 4.7㎞의 실개천, 단지 1층을 개방한 필로티 보행 숲길, 자전거 이용로, 북한산·진관 공원과 연결되는 생태교량 등이 만들어진다.

A, B, C 3개 공구로 나뉜 1지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지축역 사이에 있다. 통일로를 따라 북한산 쪽으로 단지들이 길게 늘어선 모양이다. 저층(7~15층) 단지들이고 북한산을 등지고 있어 쾌적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은 3개 지구 중 가장 떨어진다. A공구를 제외하고는 지하철을 걸어서 이용하기 힘들다. 지난해 12월 분양된 1지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원주민용 특별공급분(1172가구)만 입주 후 거래할 수 있다. 일반분양분은 계약 후 5~7년간 전매하지 못한다.

입주가 다가오면서 특별공급분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프리미엄(웃돈)이 꽤 많이 붙었다.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는 웃돈이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5억원 선을 호가한다. 불광동 골드공인 이앵림 사장은 “특별공급분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으나 매물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전셋값은 약세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건이 쌓이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 전용 102㎡가 1억9000만~2억1000만원 선이다. 한 달 전보다 2000만원가량 빠졌다.

◇2, 3지구서 추가 분양=은평뉴타운 2, 3지구가 올 하반기부터 분양된다. 7월 2지구 A공구에서 1769가구 중 177가구(112~171㎡)가 일반분양된다. 이번에 입주하는 1지구 미계약분 151가구도 함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지구 A공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가깝고 통일로와 접해 있다. 중심상업지구를 이용하기도 쉽다.

내년 상반기 2지구 B, C공구에서 1100여 가구가 나오고 3지구(일반분양 3600여 가구)는 2010년 분양될 예정이다. 앞으로 분양될 물량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계약 후 5~7년간 팔지 못한다. 올 들어 거주요건이 강화돼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1년 이상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조철현 기자


교육환경 합격점 … 교통난 해결이 숙제

은평뉴타운은 1980년대 목동단지 이후 서울시가 개발을 추진하는 최대 규모의 주거지다.

서울 도심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다. 광화문까지의 거리가 10km에 불과하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 뉴타운 한복판을 지난다. 자연친화형 주거단지라는 것도 매력이다. 뉴타운 뒤쪽으로는 북한산 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단지 중앙에는 진관근린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교육 여건도 좋은 편이다. 자립형 사립고 1곳을 포함해 고교 4곳과 중학교 2곳, 초등학교 5곳, 유치원 7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은평뉴타운이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최고 주거단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교통난이다. 은평뉴타운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무악재길은 상습 정체 구간이다. 내부순환도로와 통일로가 만나는 홍은고가도로도 마찬가지다.

은평뉴타운과 종로(세검정)를 잇는 왕복 4차선 도로가 2014년께 완공 예정이지만 이 도로만으로 교통환경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은평뉴타운은 물론 인근 고양 삼송·지축·향동 택지지구가 입주하면 통일로의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아무리 좋은 주택단지를 만들더라도 교통여건이 열악하면 인기 주거지로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은평뉴타운이 마포구 상암지구나 같은 은평구 내의 수색·증산 뉴타운에 뒤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나온다. 상암지구는 디지털 문화컨텐트 및 소프트웨어 분야 기업들의 입주로 자족 기능을 갖추는 데다 전철·도로 교통망을 잘 갖추고 있다. 수색·증산 뉴타운은 강북권 교통 요지로 꼽힌다.

조철현 기자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