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정신장애 증상과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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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늙기도 서럽거늘….」 경로사상이 높던 옛날에도 늙음은 서러움으로 표현됐다.현대의 노인은 더한층 서럽고 외롭다.
특히 노인인구 증가와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 노인들은 소외감이 심해져 최근 정신질환이 급증하고 있다.서울의대정신과 조맹제(趙孟濟)교수는 『노인 정신장애도 신체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많아지고 치료도 받아야 하는데 반해 실제 정신과 진료를 받는 노인은 일부』라며 전체 노인의 25~40%는 정신장애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표적인 노인 정신병은 우울증과 치매.
◇우울증=젊을 때 사회활동도 많았고 경제적 여유도 있는 K씨(73)가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된 주된 원인은 아내 사망.의욕상실로 식사도 거의 안하고 불면증으로 시달려 몸무게가 3개월간 20㎏이나 줄어든 후에야 병원에 실려온 K노인 은 우울증 치료와 가족모임으로 현재는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우울증에 걸리면 무표정하고 기분이 안좋아 보이며 자신의 앞날이 절망적이라고생각한다.초기엔 최소한의 일상생활은 하지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먹고 일어나는 일조차 힘들어 한다.
새벽에 잠에서 일찍 깬 후 다시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자살을 생각한다.또한 가까운 사람들을 심하게 의심하고 비난하는 경우도 흔하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은 할아버지가 할머니보다 3~4배 정도많다. 조교수는 『우울증은 조기발견과 치료로 나을 수 있으므로노인이 말수가 적어지고 식욕이 뚝 떨어지면서 주변정리를 하는 등의 변화를 보일 때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노인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날로 증가하는 치매환자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자식의 효(孝)만을 강조하는 실정이다.
치매란 기억력,언어능력,계산능력,시.공간 능력등이 전반적으로 골고루 상실되는 병.현재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약 10만명정도로추정된다.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羅悳烈)박사는 『치매환자를 모시는 가족구성원들은 한결같이 미치겠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치매환자를 모시는 가족에겐 사회적인혜택을 주는 등 치매환자 치료에 사회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재 치매환자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 초기에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 가능한」 치매를 일찍 발견하는 것.
〈표 참조〉 나박사는 『기억력에 문제가 있어도 「노인이니까…」하고 지나치다 치료가능한 치매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며 기억력 장애가 생기면 신경심리검사로 노인성건망증,초기 치매,치매 염려증등을 정확히 감별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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