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제안 땐 …” 질문에 박근혜 대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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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파텔 로즈가든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오클랜드=뉴시스]

뉴질랜드 방문 사흘째인 19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오클랜드 ‘파텔 로즈 가든’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했다.

뉴질랜드는 한국전 당시 4000여 명이 참전, 23명이 전사했다. 참전비는 오클랜드 시의회와 한국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세워졌으며, 한국에서 가져온 돌에 한글로 ‘영원히 기억하리’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박 전 대표는 6·25 참전국을 방문할 때면 늘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을 격려해 왔다. 기자들이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가장 큰 위기였던 전쟁터에서 피 흘리며 자유를 지켜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건 당연한 도리”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얘기가 한반도 평화 문제로 옮겨갔다. 그는 ‘어려운 남북 관계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내가)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제안하면 수용하겠느냐’는 물음엔 “너무 난데없다”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내가 할 일이 있다면 하겠다”고 강조했다.

헌화가 끝난 뒤 20여 명의 참전용사와 한 간담회에선 숭례문이 불에 탄 사실이 화제에 올랐다.

한 참전용사가 “숭례문이 불타 안타깝다”는 말을 꺼내자 박 전 대표는 “여러분께서 전쟁 때도 지켜 주셨는데 저희가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에게 “여러분이 가장 치열한 전투에 참여했던 경기도 가평에 참전비를 세우고, 가평중학교에 장학금을 보내 주시는 것에 감사한다”며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것처럼 한국도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수도인 웰링턴으로 이동해 20일 헬렌 클라크 총리를 예방할 계획이다.

오클랜드·웰링턴=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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