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7만5000여 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유세하고 있다. 이번 대선 경선에서 최대의 청중 기록이다. [포틀랜드 AP=연합뉴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모두 기독교인이다. 매케인은 성공회 신자 집안에서 자랐으나 1982년 부인 신디와 재혼한 뒤 침례교에 다니고 있다.
오바마는 얼마 전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 발언 등으로 말썽을 일으킨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세운 시카고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교회 소속이다.
흑인인 오바마는 미국 인구의 7%를 차지하는 흑인 개신교도 중 9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슬람교도 역시 그를 지지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의 0.6%밖에 되지 않는다.
오바마와 매케인에게 가장 중요한 종교는 가톨릭과 기독교 복음주의다. 2007년 미국 인구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28.6%가 복음주의자이고, 24.5%가 가톨릭 신자다. 접전이 예상되는 오바마와 매케인의 본선 대결은 두 종교가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9일 켄터키주 포트미첼의 선거자금 모집 행사에서 연설하고있다. [포트미첼 AP=연합뉴스]
매케인에게도 ‘집토끼’를 지켜야 하는 문제가 있다. 2000년 당 경선 때 부시와 싸운 그는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많은 갈등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버지니아주 리버티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는 등 여러 차례 복음주의자들과의 화해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이 성공했다고 말할 순 없다.
복음주의 단체인 ‘포커스 온 패밀리’를 설립한 제임스 돕슨은 얼마 전 “매케인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복음주의자의 공화당 지지율은 30%로 뚝 떨어졌다. 그런 그들을 오바마는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오바마는 자신이 왜 기독교 신자가 됐는지 등을 소개하는 유인물을 복음주의자들에게 돌리고, 그들과의 접촉 빈도를 늘리는 등 매케인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