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미자씨에 문화훈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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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54).그녀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국민가수」라는 칭호를 정부당국이 공식인정했다.17일 「문화의 달」을 맞아 수여하는 화관문화훈장 수훈자로 이씨가 결정된 것.
대중가수로 문화훈장을 받은 사람은 김정구.손목인. 반야월.황금심씨에 이어 이씨가 다섯번째.
59년 『열아홉순정』으로 데뷔한 그녀가 가요계에서 활동한 세월 36년은 우리 현대사의 격동기와 일치한다.꾀꼬리같은 목소리로 대중의 가슴을 때로는 울리고 때로는 어루만져왔다.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는 무려 2천여곡,음반으로 따져도 5백장이 넘는다.히트곡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동백아가씨』『흑산도아가씨』『섬마을 선생님』『기러기 아빠』『황포돛대』….
세대를 초월해 국민적 사랑을 받은 그녀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60년대 초반 『동백아가씨』등 대표곡 세곡이 「왜색」이라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됐을때 그녀는 가수생활 포기를 심각히 고려했었다. 수훈소식을 접한 이씨는 데뷔곡 『열아홉 순정』의 큰애기처럼 마냥 수줍어했다.
『뜻밖입니다.아직 한창 일할 나인데 연배가 높은 선배들보다 먼저 훈장을 받게 돼 죄송한 마음이 앞서네요.대중예술인들도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에 걸맞게 대접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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