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전망>단기 흐림 중.장기 쾌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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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등락주선(Advance-Decline Line.ADL)이란 기술지표가 있다.하루중 주가가 오른 종목수와 내린 종목수의 차를 계산해 전일의 숫자에 더하면 당일의 지표가 된다.입금은 더하고 출금은 빼 새 잔고를 계산하는 은행예금을 연 상하면 쉽게이해할 수 있다.
이 지표를 계산하는 이유는 주가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이과거 경험에 의해 증명됐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꼭대기에선 등락선이 먼저 떨어지고(선행)바닥에선 주가가 돌아선 것을 확인하는(후행)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지수는 올라가 는데 등락선이떨어지는 것은 마라톤처럼 선두그룹에 속한 종목수가 차츰 줄어들어 상승이 일부에 국한됨을 의미하므로 장세의 반전이 멀지 않았다고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바닥에선 선도그룹이 먼저 불을 지피면 나머지 눈치보던 투자자들이 가담 ,전종목으로 확산돼 나가기때문에 등락선이 추세반전을 확인한다고 본다.
등락선을 이용해 현 장세를 해석해 보자.종합주가지수는 지난 5월말을 기점으로 완만하나마 한 단계씩 저점을 높여가며 상승하고 있는 모양이 분명하다.그러나 등락선은 지난 1월 수준 훨씬아래에 머물러 있어 주가회복이 일부 종목에 국한 된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연초대비 상승한 업종이 보험과 전자에 불과한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희망적인 현상은 등락선이 8월말 바닥만들기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아직 불안한 모습이지만 9월의 저점이 8월의 저점보다는 약간 올라왔고 연초부터 급락하던 추세가 5월까지 마무리되고 지난 3개월간에 걸쳐 횡보에 가까울 정도의 힘겨운 바닥탈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앞으로 9월 저점을 지키기만 한다면(조금씩 상승에 가담하는 종목수가 늘어난다면)중.장기 장세는 매우 밝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단기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즉 9월 주가가 7월보다 높고 최근에는 9월 고점까지도 넘어섰지만 등락선은 9월 수준이 7월을 밑돌고 10월에는 더욱 낮아졌다.상승이 지수영향력이 높은 몇개 종목에 집중되거나 빠른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다.가령 지난 12일 종합지수가 5.66 뛰면서 연중 최고치를경신했지만 상승 392종목 하락 444종목으로 하락한 주식이 많았다.거래량이 9월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도 부담이 된다.
요약하면 100원이라도 싸게 사겠다든지 바닥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서야한다고 주장하면 망설일 수 밖에 없다.그러나 길게 보면 바닥다지기가 점차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고,금리하락.경기 연착륙.금융자산간 대이동과 같은 이야기도 그리 허황된것처럼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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