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이 기자의 ‘생생 레포츠! 프로 따라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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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를 떼고 미지의 세계로 다가서려니 머릿속이 복잡하다. 설렘과 두려움이 수시로 교차하며 가슴이 쿵쾅거린다. 본격 입수를 앞두고 심호흡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이번 2탄에서는 이퀄라이징과 마스크 물 빼기, 부력조절을 배워본다.

입으로만 숨쉬고 허파로 부력조절
뽀글뽀글 붕어처럼…


이퀄라이징의 두려움을 딛고
  손으로 코를 막고 콧김을 내뿜 듯하자 귀에서 “뽁”소리가 나며 압력을 맞춘다. 체내와 외부의 압력을 맞추는 이퀄라이징 과정은 수심이 1~2m 깊어질 때마다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물속에만 들어오면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다닐 줄 알았던 예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1m, 또 1m 물 밑으로 내려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 대기압을 1이라고 한다면 수심 10m는 2, 20m는 3의 압력이다.
  평소 그만한 압력을 느껴볼 일 없는 다이빙 초보자에게 수압적응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몸을 누르는 압력 같은 건 없지만 익숙지 않은 이퀄라이징이 문제다. 부력조절기인 BC의 공기를 모두 빼고 웨이트의 무게에 의지해 야금야금 내려갔다. 수면에서 5m 잠수풀 바닥까지 도착하는데 족히 10분은 걸렸나 보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차츰 요령이 붙더니 귀의 통증도 사라지고 이퀄라이징 과정도 할 만하다. 5m 깊이의 잠수풀도 막상 바닥까지 내려와 위를 올려다보니 만만하게 느껴진다.
 
붕어처럼 입으로만 숨 쉬기
  코까지 덮은 마스크로 자꾸 물이 차오른다. 호흡기인 레귤레이터로 숨을 들이쉬는 것까진 좋았는데 내쉬기를 번번이 코로 해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코로 물이 들어오면 당황해 발버둥치기 일쑤. ‘지상 동물이 감히 물속에 들어와 숨을 쉬며 놀려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수중에서 마스크 물 빼기를 시도했다. 강사의 설명대로 마스크를 살짝 들어 올리면서 코로 숨을 내쉬니 물이 쏙 빠져나간다. 설사 마스크에 물이 차더라도 입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 있으니 당황할 필요가 없다.
  실은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태어날 때부터 코로 숨 쉬던 습관이 한 순간에 사라질 리 없다. 하지만 인간의 적응력이란 놀랍다. 몇 번 코로 물을 먹으니 코가 몇 십년간 지속했던 동작을 멈추고 입이 그 동작을 대신하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아직은 호흡기에 붙어있는 마우스피스를 생명줄인 양 너무 꽉 물어 턱 관절이 아픈 것이 흠이다.

중성 부력 맞추기 너무 어려워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이제 물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법을 배울 차례다. 물 속은 무중력 상태와 비슷해 몸이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 때 부력 조절 기능을 하는 것이 허파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몸이 살짝 뜨고 길게 내뱉으면 가라앉는 것이 느껴진다. 지상에서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폐의 기능이다. 과학 시간에 해부했던 물고기의 부레가 떠오른다. '나도 이제 물 속 생물이 되어 가고 있구나.'
  하지만 폐를 이용한 부력조절은 미세한 부분에만 적용된다. 수중을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려면 부력조절기인 BC가 필요하다. BC가 할 수 없는 미세한 부력조절을 폐가 도와주는 식이다. BC에 공기를 넣고 빼 보면서 감을 익히는 것이 관건. 부력 조절을 잘 해야 심해에서도 원하는 지점에 머물며 몸을 자유롭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취재협조= BSAC KOREA www.bsac.co.kr 02-489-0180

Tip _ BSAC 박종섭 강사가 말하는 스쿠버 다이빙 시 유의할 점
1. 숨을 참지 말 것.
수중에서는 공기 탱크 내의 압축 공기로 호흡하기 때문에 숨을 참고 있으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지상과 같이 자연스러운 호흡을 유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갑자기 수면 위로 상승하지 말 것.
마스크에 물이 차거나 마스크가 벗겨져 당황하더라도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가서는 안된다. 폐 속 공기가 급작스럽게 팽창해 폐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사진= 유태연(클럽 블루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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