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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들녘 억새꽃 은빛 물결-13~15일까지 "큰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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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가을 들녘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억새꽃들의 군무는 계절의 변화가 가져다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천상에 솜을 뿌려놓은듯 억새평전에 가을 햇살이 엷게 비치면 시샘에 못이겨 부는 바람따라 서걱서걱 울어대는 억새는 더욱 애처롭게 보인다.강 가에 한아름피어나는 갈대와 달리 억새는 산에 무리지어 피는 가을의 전령사다. 특히 남녘 제주의 중산간 넓은 들녘과 가슴처럼 둥근선이 아름다운 오름(산)에 군락을 이루며 바람이 일때마다 은빛 파도처럼 일렁이는 억새꽃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제주 해안가에서 한라산 정상 부근까지 널리 자생하는 억새에 푹싸인 들길을 달리려면 제주를 종단하는 한라산 동부산업도로와 서부산업도로를 찾으면 된다.
제주도 관광협회는 여행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축제분위기를조성하기 위해 오는 13~15일 3일간 서부산업도로변에 자리한이시돌 목장등에서 제주억새꽃큰잔치를 펼칠 예정.
13일 오후7시 전야제가 열리는 제주해변공연장에서는 경축퍼레이드와 함께 유명가수초청공연이 열리며 불꽃놀이를 개최,제주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14일 오후 개막식을 시작으로 제주굿놀이,억새꽃 노래자랑대회,억새꽃 가족그림그리기대회,국악한마당등의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특히 쟁반들고 달리기,축구공드리블,장애물넘기등의 억새 4종경기도 흥을 돋우게 된다.
이시돌목장 5만여평에는 억새가 천지를 이루고 있는데 목장을 견학하고 이곳에서 멀지않은 한림공원과 산방굴사.마린파크.분재예술원.중문관광단지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여정이 된다.
또 제주 모슬포에서 하루 두번(오전10시.오후2시30분)떠나는 마라도행 배를 40분정도 타고 가면 역시 인적이 드문 마라도에서 가을을 반기는 억새꽃의 출렁임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억새꽃이 많이 피는 곳으로는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재약산(1,108)밑의 사자평고원,지리산 만복대(1,433),치악산(1,288)고둔치,서울근교의 검단산(650),태화산(1,027)등이 손꼽힌다.
경기도 하남시 인근의 검단산은 만추산행의 백미인 억새능선에서조용히 하루를 보낼 수 있다.정상에 올라서면 발밑으로 팔당호반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특히 정상에 오르기 10분전쯤 오르막길의 억새밭에서는 가끔 사진 촬영대회가 열릴 정 도로 풍광이 뛰어나다.하산길에는 팔당호반에 즐비하게 늘어선 매운탕집을 찾아별미를 맛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계에 걸쳐 있는 태화(太華)산은 이름에 걸맞은 크고 아름다운 산으로 아름다운 억새밭을 가지고 있어 가을산행지로 알맞은 곳이다.주위의 치악산.소백산.월악산국립공원에 가려 알려지지 않았기에 호젓한 산행 을 즐길 수있다.산을 휘감아 도는 남한강과 고씨동굴이 있어 산행의 재미를더해 준다.
지리산 만복대는 노고단에서 북쪽으로 10㎞ 떨어진 봉우리로 지리산의 서북능인 만복대 능선을 타면 산행길이 시종 억새로 이어져 있으며 멀이 지리산의 주능선(노고단~천황봉)이 한눈에 들어온다.귀경길에 남원~임실~전주를 잇는 17번 국 도상의 죽림온천을 찾아 온천욕을 즐기면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셔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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