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탄 251개 한꺼번에 터뜨린 위력 … 태국서도 진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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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중국 총리(앞줄<中>)가 12일 지진이 발생한 지역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기내에서 참모들과 함께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신화통신 AP=연합뉴스]

중국 쓰촨성을 강타한 지진은 원자탄 251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위력이라고 대만 중정(中正)대 지진연구소 천차오후이(陳朝輝) 교수가 분석했다. 12일 대만 인터넷뉴스 나우뉴스에 따르면 그는 “초보적인 통계로만 봐도 이 정도면 1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싼샤(三峽)댐의 안전성에서 의문을 제기할 만한 강한 충격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히말라야 산맥과 인접한 쓰촨성을 강타한 지진은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서로 충돌하면서 판 구조 안에서 평면파 지진을 일으킨 것 같다”며 “이로 인해 판 외부에서 터진 지진과 달리 중국 전역으로 여진이 퍼져나갔다”고 분석했다.

학술적으로 지진은 규모가 1씩 증가하면 방출하는 에너지가 32배 늘어난다. 따라서 “이번 지진의 위력은 1999년 9월 대만 대지진(규모 7.3)의 20배에 이를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252개에 해당하는 위력이라는 것이다.

천 교수는 “이런 규모의 강진은 지구상에서 매년 10차례 정도 발생하는데 이미 올 들어 일본·인도네시아에 이어 쓰촨에서 세 번째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미국 지진 관측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청두(成都)에서 서북쪽으로 92㎞ 떨어진 곳이며, 진앙지 심도는 지하 29㎞였다. 한국 기상청 지진감시과 관계자는 “이번 중국 지진은 한국에서도 지진계에 의해 파형이 감지됐으나 한반도로부터 2300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가토 데루유키(加藤照之)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은 “진앙지인 쓰촨성에서 남쪽 윈난성에 걸친 ‘쓰촨·윈난 지진활동대’는 지진 활동이 활발한 곳”이라며 “지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여진이 이어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해안 지역은 남극에서 시작해 뉴질랜드·대만·일본을 거쳐 북미·남미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이 4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지진대인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한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이나 화산활동은 이 지진대에서 일어난다. 지진은 지구를 구성하는 10여 장의 판이 충돌해 발생하기 때문에 판의 경계 부분에 있는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그만큼 판에 속한 지역은 큰 피해를 본다. 이번 지진에서도 진앙지 인근뿐 아니라 수천㎞ 떨어진 타이베이·홍콩·방콕·하노이·이슬라마바드 등 외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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