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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6만 한 도시서만 5000여 명 사망, 건물 80%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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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지진이 중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각 지역의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속 파악되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신화통신은 12일 오후 10시20분(한국시간 오후 11시20분) 현재 쓰촨성 내 사망자만 8533명에 달한다고 재난구호대책 지휘부의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피해 상황은 집계하지 못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불어날 것이 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2급 재난경계경보를 발령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사태 수습을 위해 인민해방군 투입을 지시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현장으로 급히 날아갔다.

◇현지 상황=쓰촨성 베이촨(北川)현의 한 지역에서만 3000~5000명이 숨지고, 건물의 80%가 붕괴됐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쓰촨성의 발전소 5곳과 변전소 6곳이 붕괴됐다. 한 화학공장에선 80여t의 암모니아 가스가 유출되고, 수백 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성 곳곳서 전기가 끊기고 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휴대전화도 불통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날 사망자가 처음 보고된 곳은 충칭(重慶)이다. 쓰촨성의 원촨(汶川)으로부터 약 40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 후 10여 시간이 지난 뒤에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 92㎞ 떨어진 지역에서 큰 여진이 발생하면서 충칭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900여 명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0여 년 전의 수리시설인 제방 건축으로 유명한 두장옌(都江堰)의 쥐장옌(聚江堰) 중·고에선 학교 건물 한 동이 무너져 학생과 교사 4명이 사망했다. 이 학교 학생과 교사는 1800여 명에 이르러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쓰촨성 인근의 간쑤(甘肅)성에서도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서도 진동 느껴=타이베이·방콕·홍콩·하노이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고층 건물들이 흔들려 회사원들과 거주자들이 불안에 떨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진앙지로부터 3000㎞ 떨어진 후난(湖南)성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후난성 주도인 창사(長沙)에서는 오후 3시 무렵 한 기업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이 크게 흔들려 직원들이 대피했다고 현지의 한 인터넷 신문이 전했다.

청두에서 남동쪽으로 1360㎞ 떨어진 홍콩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하노이에서도 지진 발생으로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 정부 움직임=중국 정부는 이번 지진에 대처하기 위해 2급 재난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재난경보는 4단계로 구분되는데 2급은 두 번째로 심각한 경우다. 후 주석은 12일 쓰촨성 대지진 피해지역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는 베이징에 설치된 지휘부에 지진 관련 구호 조치 상황을 직접 보고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쓰촨으로 향하는 전용 비행기에서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 각급 행정기구의 책임자들에게 재난 대책의 최일선에서 직접 상황을 체크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그는 지시문에서 “다수의 군중을 대동하고 재난 구호사업을 벌이되, 희생을 무릅쓰면서 계속 작전을 수행하듯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재난당국은 184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팀을 이날 밤 최대 피해지역인 쓰촨성 원촨현으로 급파했다. 구호팀은 군 병원 관계자 22명을 비롯한 의료진과 군인들로 편성돼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유철종·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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