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 명 희생 ‘탕산 지진’도 규모 7.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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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 년 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피해가 컸던 것은 1976년 중국 중부 지역인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에서 발생한 대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최소 24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은 그해 7월 28일 오전 3시42분쯤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100만 명의 도시 탕산에서 발생했다. 규모 7.8의 대지진이 14~16초 동안 도시를 뒤흔들면서 수많은 주민이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중국 정부는 24만2000명이 사망하고, 16만4000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시 주민의 절반이 하룻밤 사이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7200가구의 가족 전체가 몰살당했고, 부모를 잃고 고아로 남겨진 아이들도 4200여 명이나 됐다. 지진 발생 후 한 달 동안 이재민과 부상자들은 총 199편의 열차와 470여 편의 비행기로 지린(吉林)·랴오닝(遼寧)·산시(山西)·산둥(山東)·허난(河南)·후베이(湖北) 등 인근 11개 성과 시로 이송됐다.

하지만 탕산 대지진 사망자 수는 참사 후 3년이 지난 뒤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당국의 철저한 보도 통제 때문이었다. 신화통신 탕산 대지진 현장취재 기자였던 쉬쉐장(徐學江)이 처음 보도했다.

그는 79년 11월 다롄(大連)에서 열린 중국지진학회 창립대회를 취재하러 갔다가 회의 마지막 날 정확한 사망자 수를 알게 됐다. 그는 창립대회 비서장을 맡은 국가지진국 과학연구처 처장에게 기사화에 대한 허가를 끈질기게 요청한 끝에 허가를 받고 기사를 송고할 수 있었다. 당국이 입을 닫고 있던 지진 피해자 사망자 수가 24만 명이라는 사실이 처음 알려지게 된 계기였다.

이후 85년 8월에는 중국 서남부 지역인 윈난(雲南) 지방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해 73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40만 가구가 이재민이 됐다. 윈난 지방에서는 96년 2월에도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304명 이상이 죽고 1만6000명이 부상했다. 2003년 2월 서부 신장(新疆)지구에서는 규모 6.8의 지진으로 94명 이상이 죽고, 2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신장지구에선 올 3월에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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