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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많이 쓰는 교사들 물 자주 마셔야 ‘성대 촉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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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교사는 다양한 직업병을 갖기 쉬운 직군에 속한다. 주로 앉아서 수업을 진행하는 어린이집·유치원 보육교사는 허리 질환,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돼 있는 초등학교 교사는 목소리 질환, 학생과 함께 ‘O교시 수업’‘야자’를 하는 고등학교 교사는 수면 질환에 시달린다. 또 매주 20시간 이상 서서 수업하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다리 질환에 취약하다. 계속적인 판서(板書)로 인한 오십견, 잘못된 자세로 인한 척추 질환도 흔하다. 15일은 스승의 날. 교사 직업병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초등학교 교사와 성대=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가 병원을 방문한 초등학교 교사 696명을 조사한 결과, 75.6%(526명)가 목소리 혹사가 원인인 성대 질환 보유자였다. 가장 흔한 것은 성대에 상처가 생기는 성대구증(33.8%)·성대결절(굳은살, 26.2%)·성대폴립(물혹, 18.1%)·성대부종(붓기, 12.9%)·성대낭종(혹주머니, 8.9%)이 뒤를 이었다.

교사는 성대 질환이 있어도 매일 목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가 힘들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

한양대 구리병원 이비인후과 이용섭 교수는 “성대에 가장 유해한 것은 건조함”이라며 “하루 2L 이상의 물을 수업 도중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커피·탄산음료는 소변량을 늘려 성대를 건조하게 한다.

먼지가 없고 청결한 교실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이크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성대가 아플 때 침묵은 은(銀)이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말하는 것이 금(金)이다. 속삭이듯 말하는 것도 성대 일부분만 사용하는 것이므로 유해하다. 습관적인 헛기침도 성대 건강을 해친다.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와 허리=앉아서 수업하는 것이 얼핏 서서 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해 보인다. 그러나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은 서 있을 때의 1.5배에 달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보육교사가 많은 것은 이래서다.

허리 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주 일어나 허리·목을 돌려주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허리를 구부렸다 펴기를 반복하는 것은 허리 건강에 해롭다. 허리 디스크에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서울척병원 김동윤 원장은 “아이를 안을 때도 주의가 요망된다”며 “가급적 허리를 많이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허벅지 근육의 힘으로 안아 올리라”고 당부했다. 어린이집·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체중은 10~20㎏. 서서 허리 힘만으로 들어올릴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은 실제 체중의 2배, 앉은 채로 안아 올리면 부담은 3배로 늘어난다.

◇고교 교사와 수면=야간 수업 등으로 한 주에 3일은 밤 11시 이후에 귀가하는 교사가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수면 부족을 호소한다. 심야 수업이 지속되면 수면 리듬이 깨진다. 피로는 물론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숨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다른 직업보다 출근 시간이 이른 것을 감안해 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주말에도 수면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늘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며 “피로가 심할 때는 10∼20분의 낮잠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서 수업하는 교사=한양대 구리병원 재활의학과 한승훈 교수는 “판서할 때는 칠판 쪽으로 완전히 돌아서서 하고, 말할 때는 학생의 얼굴을 정면으로 향하는 것이 목·어깨 통증 예방에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 정맥류도 서서 일하는 교사에게 흔한 질환. 강남성심병원 외과 조지웅 교수는 “망가진 정맥(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이라며 “혈관 제거 뒤 혈액 순환에 문제가 없을까 걱정하지만 피부에 가까운 정맥은 없애도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정맥류의 부위가 크지 않거나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레이저·고주파·주사요법도 가능하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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