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첫 사위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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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딸 제나의 다정한 모습. [웨이코(텍사스주) AP=연합뉴스]

“넌 너무 아름다워(You’re so beautiful)~”.

10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쌍둥이 딸 중 동생인 제나(26)의 결혼식이 끝난 뒤 축하 파티에선 팝 스타 조 카커가 불렀던 감미로운 발라드 곡이 울려 퍼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음악에 맞춰 딸 제나의 손을 잡고 춤을 추었다고 연주를 맡았던 밴드의 리더가 밝혔다. 선곡은 부시 부녀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부시 가문의 별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열린 결혼식에선 제나의 쌍둥이 언니 바버라가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신부 측 들러리를 섰다. 제나와 신랑인 헨리 헤이거(30)는 부시 대통령이 목장 호숫가 근처에 세운 대형 석조 십자가 앞에서 혼인 서약을 했다. 신부는 베일이 달리지 않은 아주 단순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 중 신부의 조부모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아버지 부시)과 바버라 부시 여사가 축사를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결혼식은 언론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 가운데 치러졌다. 헬리콥터를 이용해 공중에서 결혼식 장면을 몰래 찍는 파파라치의 접근을 막기 위해 식장 반경 50㎞ 이내에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됐을 정도다.

식장엔 신랑·신부의 가족과 친척, 친구 등 200여 명만 초대받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결혼식이 가족 행사로 치러진 건 미국 경제가 어렵고, 이라크전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던 더그 웨드는 “부시 가족이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준비를 하고 있어 제나가 유명 인사로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결혼식 주례는 휴스턴의 연합감리교회 목사로 흑인인 커비욘 칼드웰(57) 목사가 섰다. 흑인 기독교도 중산층에 영향력이 상당한 인물로, 기독교 신앙심이 깊은 부시 대통령의 종교관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로 통한다. 2001년과 2005년 부시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축복 기도를 했다.

제나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결혼 뒤 다시 교편을 잡을 것을 알려졌다. 현재 버지니아 대학 다든 경영대학원 학생인 헨리는 2004년 대선 땐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도왔다. 그때 제나를 만났다. 헨리의 아버지는 버지니아 주 부지사와 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존 헤이거다. 로라 여사는 3월 CBS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헨리는 참으로 멋진 사나이”라고 치켜세운 뒤 “그는 내 남편이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멋진 아들이 될 것”이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곧 대학원을 마칠 헨리는 볼티모어에 본부를 둔 전력회사에 다닐 예정이다.

둘은 워싱턴에서 멀지 않은 볼티모어에 44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타운하우스에서 신접살림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 자녀가 결혼식을 올리기는 제나가 22번째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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