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가변하고있다>1.기업 경영파괴 새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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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업마다 기존의 고정틀과 관념을 깨뜨리는 파괴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화.무한경쟁의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발상의 大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때문이다.인사.조직등 기업경영 全부문에 불어닥치고 있는 기업생존을 위한 파괴 실상을 현장취 재등을 통해네차례에 걸쳐 살펴보고 그 파장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휴먼컴퓨터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는 최근 연구실에 아예 수면실을 만들었다.졸리면 차라리 자고 일하는 게 연구성과를 얻는데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의료기기 업체인 ㈜매디슨은 회사근처 생맥주집 네곳을 정해 직원들이 먹는 술값을 대준다.직원들간 비공식적 대화를 부추기기 위한 배려다.
『창의성을 살려라.그렇지 못하면 죽는다.』 기업들이 다퉈 「경영파괴」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종업원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경영의 소프트웨어가 하루가 멀다하고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LG전자에선 작년 말부터 사원들이 결재받으러 임원실에 들어갈때 와이셔츠차림으로 간다.과거 중역 실 눈치를 먼저 살피거나 옷매무새를 다시한번 여미던 모습과는 딴판이다.전화나 구두결재까지 가능하다. 제일모직은 한달에 이틀씩 「창조적 파괴의 날」을 정해운영중이다.이날만큼은 출근후 회사일과 관계없이 아무일이나 할수있게 했다.
최근 발빠르게 성장해 주목받고 있는 의류업체 E랜드에서는 결재단계가 단 두단계다.구두보고만으로 대형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권한은 현장으로,책임은 관리자가」라는 게 이 회사의 경영모토다. 창의성을 살리려는 기업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노력도 상식을 뛰어넘는다.대기업들이 최근 1~2년사이에 현장사원들과 최고경영자를 바로 연결하는 핫라인(直訴制)을 다퉈 개설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대기업들일수록 조직의 관료화와 비대화 병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상까지 주면서 실패사례를 모아 이를 널리 알리는 기업도 있다.삼성석유화학은 「제안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직원들의 제안을 채점해 누적점수를 매기고 일정점수에 이르면 상을 주는 것이다. 권한의 과감한 하부이양도 큰 흐름이다.과거 7~8단계의결재단계도 팀제 도입과 함께 최근 3~5단계로 대폭 단축되고 있다.LG전선처럼 조장과 반장등 현장 책임자들을 현장사원들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는 기업도 있다.
이헌조(李憲祖)LG전자회장.이종욱(李鍾郁)서울여대 교수.박영구(朴永久.한화그룹 경영개혁추진 담당)이사.강승일(姜勝一.대한상공회의소 진흥담당)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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