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심슨사건이란-前妻와 그녀의 남자친구 피살서 발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해 6월12일 미국의 전설적 풋볼스타 O J 심슨(48)의 전처(前妻)니콜 브라운(당시 35세)과 그녀의 남자친구 로널드 골드먼(당시 25세)이 美로스앤젤레스의 고급주택가 브렌트우드 니콜의 집에서 난자당한 시체로 발견됐다.사건 직후 경찰은현장에서 3㎞정도 떨어진 심슨의 집에서 피묻은 장갑과 테니스화를 발견,심슨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경찰출두를 명령했다.
심슨은 경찰출두가 약속된 6월17일 경찰의 추적을 피해 로스앤젤레스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도주하다 2시간만에 체포됐다.
당시 이 영화같은 장면은 CNN-TV를 통해 美전역에 생중계되며 사건은 일시에 최대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검찰은 재판초기 혈흔 DNA검사등을 통해 심슨을 궁지로 몰고갔으나 지난 8월 변호인측에서 심슨 수사관이 증거를 조작했을 수도 있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을 녹음 테이프를 통해 제시,심슨이 환호하기도 했다.
▲94.6.12=사건 발생 ▲94.6.15=피묻은 증거물 발견 ▲94.6.17=심슨,경찰과 추격전 뒤 체포 ▲94.6.30=심슨 예비심문 시작 ▲94.9.9=검찰,사형구형않기로 ▲94.11.3=배심원 구성완료 ▲95.1.11=검찰,니콜 일기장공개 ▲95.1.23=배심재판 시작 ▲95.1.24=심슨 변호인,퍼먼 수사관 인종차별 제기 ▲95.1.30=니콜 손톱서 다른 혈흔 발견 ▲95.3.9=퍼먼 수사관,「니거」발언 안했다 법정 선서 ▲95.8.29=퍼먼 수사관 발언 테이프 공개 ▲95.9.29=최후변론.논고 종료,사건 배심원 회부 ▲95.10.3=평결 발표 미국의 배심원제도는 한국의 재판과 어떻게 다를까.미국 배심제도의 근본취지는 결정과정에 다수를 참여시킴으로써잘못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 보자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즉 재판장 혼자 내리는 판단보다는 건전한 상식을 지닌다수가 심사숙고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오판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배심원의 자격은 성인의 미국시민으로 한정한다.주소나 전화번호등에 기초해 무작위로 뽑으며 각 형사.민사재판에 추첨식으로 배정된다.배심원들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은 객관적인 판단이다.형사사건에 있어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모든 행동에 재판장의감독을 받게 되며 집단합숙을 통해 외부와 격리된다.신문이나 TV 뉴스 등 사건의 내용을 알리는 정보와는 일절 접할 수 없다.가족들과의 통화도 통제된다.
검찰과 변호인이 최후논고와 변론을 종결하고 사실심리를 끝내면비로소 배심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집약하는 회의,즉 평결에 들어간다.대략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자체적으로 논의를 해가면서 투표를 통해 단일의견을 만들어 나간다.
단 한명이라도 반대를 해 전원합의가 안되면 결론이 내려질때까지 회의를 계속한다.여러 차례의 시도를 통해서도 유.무죄에 대한 결론이 안내려지면 결국에 평결 불능(hung jury)이 선언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