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호황누리던 라세베이거스경기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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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2년간 상당한 호황을 누렸던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의 경기가 올들어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카지노의 수입증가가 정체상태에 접어 들었고,호텔 공실률(空室率)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 지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7월의 카지노 수입은 작년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고 그 중에서도 도심지역은 20.3%나 줄었다.
올해 상반기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광객수는 작년 동기보다 다소 늘었지만 작년의 두자릿수 증가에 비하면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올들어 이곳에 무슨 큰 문제가 생겼다기보다 작년의 유례없던 인파가 올들어 주춤해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 을 것이다.
작년엔 젊은 연령층의 구미를 끌만한 새로운 관광상품이 많이 등장했다.
신세대를 위한 하이테크 도박시설이나 테마파크(주제공원)가 대거 확충됐다.친구나 가족단위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도 주효했다.미라지 리조트社의「보물섬」,서커스 서커 스 엔터프라이즈社의 「룩서」,MGM그랜드社의 「플래그십 호텔」이 대표적 히트상품들이다.그러나 표본조사 결과 작년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 대부분이올해 휴가기간중 다른 관광지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여타지역 호텔들이 최근 유례가 드문 호황을 맞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토로피카나 리조트&카지노 운영회사인 애즈타社의 폴 루벨리 사장은 『마치 성대한 디너파티를 치른 다음날 아침 같다』고표현했다.작년에 19센트였던 이 회사의 주당(株當)순이익은 현재 10~12센트 수준으로 급락했다.힐튼호텔도 올해 3.4분기실적이 나쁘게 나왔는데 여기에는 라스베이거스 불경기가 단단히 한몫한 것으로 자체 분석됐다.
이에 따라 행정당국과 업계는 손님을 유치할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우선 향후 3년간 1만객실분의 호텔을 증설해 객실수를 10만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을세웠다.대형 관광업체들은 새로운 오락시설을 추 가로 확충한다는계획도 짜놓고 있다.
그러나 개발방향을 지나치게 대단위 오락.공원시설 위주로 잡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카지노 전문업체들은 디즈니랜드를 닮아가는 것이 「도박도시」로서의 라스베이거스 이미지를 퇴색시켜 중소 도박업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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