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볼도그 “데뷔전 만만찮네” 관중 함성에 실수 연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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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시구를 마친 탤런트 유승호가 ‘미르’의 다리를 쓰다듬고 있다. [SK 제공]

SK가 5일 어린이날 볼 도그(볼을 나르는 개) ‘미르’를 처음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그러나 미르는 데뷔전에서 실패했다. 미르는 이날 우리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지난 2개월간 공 나르는 훈련을 받아왔다. 주심에게 공 바구니를 갖다 주고, 홈런을 때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꽤 어려운 동작들이다. 경기에 앞서 SK 관계자는 “워낙 영리한 품종(골든리트리버 암컷)이고, 충분히 훈련했기 때문에 잘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미르에게 한 시즌 동안 들어가는 돈이 1500만원가량 되니까 일당은 50만원인 셈”이라고 소개했다.

문학구장을 거의 메운 관중이 함성을 내지르고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자 미르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규순 주심이 ‘약속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공 바구니를 받으려 하자 미르는 크게 당황하는 눈치였다. 한 번 사인이 어긋나자 미르는 길을 잃었다. 결국 3회부터는 ‘백업’ 요원으로 대기하고 있던 여직원이 볼 바구니를 날랐다.

그러나 미르와 조련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클리닝타임을 이용해 다시 훈련 내용을 복습했다. 그리고 6회 다시 한번 최규순 주심에게 공을 전달했다. 이번에는 그런대로 성공했지만, 이후에는 또 어쩔 줄 몰라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고 해도 견공에게는 ‘프로 데뷔전’이 쉽지 않아 보였다.

인천=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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